“천재화가 이중섭의 통영시절은 르네상스 시기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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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철 통영시 관광마케팅과장, ‘통영과 이중섭’ 개정판 출간 화제

‘바다의 땅’으로 불리는 예향 경남 통영(충무)을 평생 살피고, 적고, 알리고, 다듬는 공무원이 있다. 미륵도(산양읍) 출신인 김순철 통영시 관광마케팅과장(58·사진)의 고향 사랑은 40년 가까이 한결같다.

등단 문인인 그는 통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화가 이중섭(1916∼1956) 연구가이기도 하다. 김 과장은 최근 ‘통영과 이중섭’(도서출판 경남) 개정판을 냈다. 2010년 출간한 책에다 이중섭의 욕지도 풍경, 선착장을 내려다 본 풍경 등의 작품 설명을 더했다. 여기에 ‘두 개의 조국 하나의 사랑, 이중섭의 아내’ ‘이중섭 백년의 신화’ ‘이중섭 흔적 이어가기’ 등 이중섭 스토리를 에세이 형태로 적었다.

김 과장은 “통영 시절은 천재화가 이중섭의 르네상스였다”고 말한다. 짧은 일생 중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했던 기간을 5, 6년 정도로 본다면 통영 시절 2년이야말로 황금기였다는 주장이다. 이중섭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늦봄 경남나전칠기 기술원양성소(통영 항남동) 주임교사이던 염색공예가 유강렬(1920∼1976)의 권유로 통영에 머물면서 그림을 그렸다. 밥 걱정 하지 않고 미친 듯이 아름다운 자연과 풍광을 화폭에 담아냈던 시기였다. ‘황소’ ‘세병관 풍경’ ‘부부’ 등 40여 점의 걸작도 이때 탄생했다. 통영 녹음다방에서 이중섭과 전혁림, 유강렬 등이 4인전을 열었고 성림다방에서는 개인전도 개최했다.

김 과장은 7일 “이중섭과 통영의 인연이 깊고 이야기가 많은데도 우리는 그를 놓치고 말았다. 통영보다 짧은 기간 머물렀던 제주 서귀포시는 이중섭을 문화아이콘으로 선점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중섭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남겨야 후학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책을 펴냈다. 그의 통영 생활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통영시지 집필위원, 통영시공무원문학회장, 통영문인협회 부지부장을 지냈고 테마가 있는 시비(詩碑) 건립도 추진했다. ‘통영 르네상스를 꿈꾸다’ 등 지역을 살핀 책도 7권이나 냈다.

그는 통영시(시장 강석주)가 17∼23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라메르 갤러리에서 개최하는 ‘통영을 스케치하다’ 전시회 준비로 분주하다. 올 5월 작가 18명을 통영으로 초청해 제승당, 미륵산, 동피랑 등을 그린 작품들을 선보이는 행사다. 다음 달 9일부터는 통영 남망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연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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