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년 90% “세대 간 소통 어렵다”…노인은 40%만 동의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1일 13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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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은 나이와 경험이 많다고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예요. 자기만 옳고 나머지는 모두 틀렸다는 태도를 가진 노인들과 어떻게 대화가 되겠어요. 젊은 세대의 생각은 모두 모자라고 설익은 것으로 취급해서 대화를 나눌 필요를 못 느낍니다.” (30세 직장인 이경민씨)

“노인들과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아요. 특히 ‘여자가’를 입에 달고 사는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인 모습을 보면 ‘이제까지 어떻게 살아왔을지 눈에 훤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나이를 벼슬처럼 여기잖아요.” (30세 직장인 한모씨)

뉴시스가 만난 젊은 세대는 노인들과 생각을 공유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같은 인식을 반영하듯 청장년층의 90%가 세대 간 소통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노인은 10명 중 4명만 젊은 세대와 대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답해 세대 갈등을 둘러싼 노인과 청장년의 인식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5월~11월에 걸쳐 노인(만 65세 이상) 1000명과 청장년(19~64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를 담은 ‘노인인권종합보고서’를 1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의 40.4%가 세대 간 소통의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한 반면 청장년층은 무려 90.0%가 같은 대답을 했다.

지역적으로 청장년층은 경상권(87.7%)과 전라도(87.5%)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젊은 세대는 지역에 따른 대체적인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대화의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노인의 경우 경상권(44.0%)의 응답률이 전라권(34.9%)과 비교해 약 10%포인트 높았다.

사회 참여와 통합과 관련한 다른 문항에서도 청장년에 비해 노인들의 시각이 긍정적이었다.

‘노인과 청장년 간 갈등이 심한가’란 물음에 노인의 44.3%, 청장년의 80.4%가 ‘그렇다’고 답했다.

한국 사회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노인의 의견이 반영된다고 생각하는 노인과 청장년의 비중은 각각 61.4%, 36.4%로 나타났다.

아울러 노인이 청장년의 경제적 부담이 될 것이란 젊은 세대의 우려가 비교적 크다고 조사됐다.

‘노인 일자리가 늘어나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는 문항에 노인의 45.5%, 청장년의 55.4%가 동의했다. 특히 ‘노인 복지가 확대되면 청년층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항목엔 노인과 청장년의 각각 67.6%, 77.8%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전문가는 노인층이 사회의 각종 혜택을 공짜로 받는 무임승차자(프리라이더)라는 인식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명진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 사람의 경우 노인 부양에 대한 사회적 부담과 형평성 문제 등을 크게 느낄 수 있지만 노인 복지 혜택은 사회가 보장해주기로 한 약속”이라며 “또 여러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노인은 일자리 창출이나 사업에서 중요한 고객이 될 수 있다는 현실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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