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알바 자리도 ‘뚝’… 취업자 7만여명 급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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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직격탄 맞아… 일자리 4개중 1개꼴 사라진 셈

충북 제천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심모 씨는 최근 매출이 많이 떨어져 4명이던 종업원을 3명으로 줄였다. 50대 여성 두 명과 30대 남성 한 명, 그리고 고등학교를 다니는 남학생 한 명을 고용했던 심 씨는 이 중에서 고등학생 직원을 내보냈다. 어차피 단기 아르바이트로 고용했었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다니는 50대 직원을 내보내는 것보다는 마음의 짐이 덜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심 씨는 “최근 인건비는 늘고 장사는 잘 되지 않아 직원 중 일부를 선택해서 내보내야 하는 처지의 자영업자가 많은데, 대부분 나와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받는 업종에서 10대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등 고용주가 다른 연령대보다 비교적 업무숙련도가 낮고 근속 가능성이 높지 않은 15∼19세 취업자를 먼저 내보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15∼19세 취업자는 18만9000명으로 지난해 4월(26만5000명)보다 7만6000명(28.6%) 줄었다. 일자리 4개 중 1개꼴로 사라진 셈이다. 이런 감소 폭은 연령별 취업자 통계가 작성된 1982년 7월 이후 가장 크다. 이전까지 가장 큰 감소율을 보였던 시기는 2008년 11월(―25.1%)로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한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있던 때다.

15∼19세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과 비교할 때 지난해 10월(―6.5%)부터 7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는 두 자릿수대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청소년들의 일자리는 주로 아르바이트 형태를 띠고 있다. 이 때문에 상용직에 종사하기보다는 단기로 근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업을 병행하면서 용돈을 충당하기 위해 일하는 경우가 생계를 위해 일하는 것보다 많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해마다 발간하는 경제활동인구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15∼19세 취업자 중 76.7%가 임시직 및 일용직 근로자였다. 또 이들이 가장 많이 종사한 업종은 도소매·음식숙박업(56.7%)이었다.

종사상 형태와 업종별 형태 둘 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분야다. 4월 도소매·음식숙박업은 지난해 4월과 비교해 8만8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고용 감소가 이뤄지고 있다. 또 임시·일용직도 4월 17만9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한편 4월 20∼24세 취업자 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5.3% 줄어 2009년 5월(―7.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알바#취업자#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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