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시험 논란에 최태성 “변별력 제로…이런 문제 나오면 역사교육에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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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4월 10일 0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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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태성 강사 페이스북
사진=최태성 강사 페이스북
최근 서울시 7급 지방공무원 한국사 시험 문제를 두고 지나치게 어렵게 출제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사 전한길 강사에 이어 최태성 강사도 가세했다.

논란이 된 문항은 고려시대 서적 4권을 제작 연대 순으로 배열하는 문제다. 이중 ‘고금록’(1284년)과 ‘제왕운기’(1287년)의 제작 시기가 3년밖에 차이 나지 않아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최태성 강사는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딱 3년 차이밖에 안 난다. ‘고금록’하고 ‘제왕운기’가 왕이 좀 다르면 이해를 할만한데 왕도 충렬왕 때로 똑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역사 선생님들도 맞추기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이건 문제 성립이 안 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답은 있으니까 문제 성립은 되겠지만 이런 문제가 공무원 시험에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별력이) 제로다. 이건 아마 답지를 보면 굉장히 고르게 답지가 분포 돼 있을 거다. 1번에도 25%, 2번에도 25%, 3번에도 25%, 4번에도 25%. 이게 뭐냐면 찍었다는 것”이라며 “공부를 1년간 열심히 한 친구와 1개월 열심히 한 친구가 찍어서 결과를 본다는 건 공정성의 문제가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최태성 강사는 “이렇게 문제가 나오면 한국사 교육에 굉장히 왜곡이 생긴다”며 “역사 공부는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다. 궁극적으로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는 그런 과목이 역사인데 그런 본질과는 전혀 동떨어진 사실들을 암기하는 과목으로 상처만 주는 그런 지긋지긋한 과목으로 낙인찍혀 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노량진에서 컵밥 먹으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수십만의 수험생들이 존재한다. 내가 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떨어진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풀 수 없는 문제 때문에 떨어진다는 얘기는 이 열심히 공부한 청춘들한테 허탈감과 좌절만을 줄 뿐”이라고 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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