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위권 슈퍼컴퓨터 시대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KISTI, 내년초 5호기 시스템 구축… 상반기에 국내 연구자들에 서비스
4차 산업혁명시대 신속대응 가능

국내에 세계 10위권 정보처리능력의 슈퍼컴퓨터 시대가 열린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크레이코리아와 25.7PFlops(이론성능 기준)의 슈퍼컴퓨터 5호기(조감도) 계약을 완료했다고 19일 밝혔다. PFlops는 초당 1000조 번의 연산이 가능함을 나타내는 단위다.

○ 세계 10위권 슈퍼컴퓨터 시대 열린다

KISTI는 다음 달부터 내년 초까지 슈퍼컴퓨터 5호기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뒤 내년 상반기 국내 연구자들에게 서비스할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지능정보사회의 핵심 인프라인 슈퍼컴퓨터는 보통 컴퓨터보다 연산 속도가 수백에서 수천 배 이상 빠른 컴퓨터를 말한다. 매년 6월과 11월 세계 슈퍼컴퓨팅 콘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성능 순위 500위권 이내의 컴퓨터를 의미하기도 한다.

슈퍼컴퓨터 5호기는 내년 상반기 슈퍼컴퓨팅 콘퍼런스에서 세계 10위권 컴퓨터로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슈퍼컴퓨터는 개발 속도가 빨라 설치하는 동안에도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최초의 슈퍼컴퓨터는 사실 보잘것없었다. 1976년 미국에서 개발된 Cray-1의 당시 정보처리능력은 지금의 PC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슈퍼컴퓨터 5호기는 일반 가정용 데스크톱 PC(25GF) 100만 대와 맞먹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70억 인구가 하루 24시간씩 420년이 걸릴 계산을 1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처리 능력이다.

5호기는 고효율 저전력의 매니코어 프로세서를 주력으로 탑재했다. 분자모델링과 전산유체역학, 기상 및 기후 모델링 등 전통적으로 슈퍼컴퓨터를 활용했던 분야 외에도 지능정보사회의 핵심 기술인 빅데이터 분석이나 기계학습 등 다양한 분야를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서비스 중인 슈퍼컴퓨터 4호기와도 서비스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속 대응 가능”

슈퍼컴퓨터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렵다. 자동차로부터 최근 인류의 기념비적 발견에 이르기까지 슈퍼컴퓨터의 도움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신(神)의 인간제작 매뉴얼에 해당하는 ‘인간게놈 지도’는 15개국의 과학자들이 13년 동안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완성한 것이다. 슈퍼컴퓨터가 없었다면 많은 신약은 아직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슈퍼컴퓨터는 어린이들의 꿈의 세계인 킹콩과 몬스터, 토이스토리의 ‘엄마’다. 이들 상상 속의 존재들은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컴퓨터그래픽으로 탄생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슈퍼컴퓨터가 발전하면 예측이 불가능한 것으로 치부되는 럭비공과 개구리, 주가, 여자 마음의 향방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STI 이필우 슈퍼컴퓨팅본부장은 “슈퍼컴퓨터는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의 임무 수행, 국가사회 현안 해결, 4차 산업혁명 대응, 중소 및 중견기업 디지털 혁신 등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정책과제에 활용되는 국가 주요 공공재”라며 “한층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도록 지원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