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신설 23분… 경전철 9월 2일 개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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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 8년만에 서울 첫 경전철 운행
승용차-버스 출퇴근시간 절반 소요… 무인열차 고려 CCTV 등 안전장치
한달간 모든 역사-열차에 인력 배치… 환승객 많아 안정적 운영은 미지수

서울의 첫 경전철인 우이∼신설 경전철이 착공 8년 만인 다음 달 2일 개통한다. 2009년 9월 공사를 시작해 공사 중단과 개통 연기를 수차례 거친 끝에 공식 운행하게 됐다.

개통을 나흘 앞둔 29일, 2량짜리 연두색 ‘꼬마열차’ 우이신설선 시승행사가 열렸다. 기점인 서울 강북구 북한산우이역에서 동대문구 신설동역까지 23분이 걸렸다. 출퇴근 시간대 버스나 승용차로 50분 가까이 걸리던 게 절반으로 줄었다. 승차감은 약간 불안정했다. 출발하면서 속도를 서서히 높이다가 시속 30km부터 63km까지 다소 급격하게 빨라져 몸이 한쪽으로 쏠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곡선 구간이 많은 점을 감안해 최대한 속도 변화를 안정화한 것”이라며 “앞으로 승차감을 더 부드럽게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우이신설선은 자동으로 운행하는 무인(無人)전철이다. 지하철처럼 편성 차량 맨 앞과 맨 뒤에 기관사실이 없어 승객은 유리창을 통해 터널 앞뒤를 훤히 볼 수 있다. 무인열차인 만큼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일반 지하철에는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하지 않는 폐쇄회로(CC)TV가 객차에 두 개씩 달려 있다. 차량 내부의 사고나 범죄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서다. 열차와 역사에 설치한 모두 403대의 CCTV는 종합관제실에서 24시간 모니터링한다. 성범죄 등에 대비한 무음 경보 버튼도 설치했다.

출입문은 장애물 감지 능력이 뛰어나고 방음 효과가 큰 플러그인도어로 했다. 문이 닫힐 때 직경 1cm 정도의 볼펜을 사이에 넣어 보니 20cm 정도만 다시 열린 뒤 닫혔다. 문 전체가 열리지 않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애물을 감지했을 때 문을 완전히 다시 열면 사람들이 무리하게 탑승해 혹시 발생할지 모를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행 첫 달은 모든 열차와 역사(驛舍)에 하루 95명의 안전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모든 열차와 역사에서 상업광고를 없앴다. 북한산우이 솔샘 정릉 보문 성신여대입구 신설동 등 6개 역은 바닥이나 에스컬레이터 벽면에 미술작품을 설치해 갤러리처럼 활용한다. ‘달리는 미술관’ ‘달리는 도서관’ 등 열차 안을 특정 주제로 꾸민 테마열차도 운영한다.

전철 사각지대에 살면서 공사마저 지연돼 불편을 겪은 지역 주민들은 축하행사를 준비하는 등 경전철 개통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우이신설선이 당초 계획대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2015년 2월 사업성 재검증 당시 사업 대주단(貸主團) 측은 하루 평균 12만7004명이 우이신설선을 탈 것으로 예측했다. 서울시 측은 최근 파산한 의정부경전철과 달리 무리하게 승객 수요를 예측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예측 수요보다 부족해 발생하는 적자는 모두 사업자 책임인 만큼 가장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환승객과 무임승차자가 많아 예상보다 수입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내부적으로는 환승으로 인한 수입 감소분을 30%대로 보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손의영 교수는 “다른 노선과 비교해 환승 비율이 절반 수준까지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이∼신설 경전철은 포스코건설을 주간사회사로 10개사가 출자한 ㈜우이신설경전철이 8882억 원을 들여 건설했다. 소유권은 서울시에 이관하는 대신 30년간 무상으로 사용하고 운영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 방식이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경전철#cctv#무인열차#환승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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