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부터 파격적 지원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2017/탈출!인구절벽/2부 출산의 법칙을 바꾸자]결혼 5년이내 부부 36% 무자녀… 다자녀 위주 출산 정책 앞당겨야

23일 저녁, 결혼 1년 차인 황수정(29·여) 정진곤 씨(29) 부부의 식탁에 어김없이 같은 화제가 올랐다. “아이는 언제 갖지?” 대화의 발단과 과정은 다양하지만 마무리는 항상 똑같다. “아이를 볼 시간이 없잖아”라는 결론이다. 서울 강남구의 40m² 빌라에 세 들어 사는 황 씨 부부는 아이를 돌보려면 각각 대학원이나 회사를 그만둬야 하지만, 아이의 양육 환경과 무섭게 오르는 집값을 생각하면 도저히 홑벌이를 선택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결혼 후에도 출산과 ‘딩크(DINK·Double Income No Kids)족’ 사이에서 망설이는 ‘갈림길 부부’가 늘어나면서 ‘결혼=자녀 최소 1명’이라는 인구학계의 통설은 깨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결혼한 지 5년이 안 된 신혼(초혼)부부 117만9006쌍 중 무자녀가 41만9113쌍(35.5%)이나 됐다. 첫째 출산을 망설이는 기간이 길수록 끝내 아이를 갖지 않을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다자녀 가구에 집중된 출산 장려책을 첫째 출산으로 앞당기는 ‘첫째 빨리 갖기(First Fast)’ 전략을 준비 중이다. 자녀를 둘 이상 낳아야 제공하는 ‘출산 크레디트(국민연금 가입기간 보너스)’를 첫째만 낳아도 적용하고, 다자녀 가구가 아니면 엄두도 못 낼 국공립 어린이집의 문턱을 첫 자녀에게 낮추는 방안이다.

이는 지난해 간신히 40만 명 선을 지켰던 신생아 수가 5년 내에 30만 명 이하로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올해 상반기에 선천성 대사 이상 검사 20만8056건을 토대로 분석해 보니 올해 신생아는 최저 35만1000명, 2022년엔 30만 명대 이하로 예측됐다.

김윤종 zozo@donga.com·조건희 기자
#인구절벽#출산#첫아이#결혼#무자녀#다자녀#출산 정책#딩크#갈림길 부부#신생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