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의 변신… 마을의 중심이 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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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삼척시 미로면의 폐교인 옛 두타분교가 근사한 ‘삼척미로정원’으로 변해 31일 개장했다. 이날 개장식에서 주요 인사들이 표지석 제막 행사를 갖고 있다. 삼척시 제공
강원 삼척시 미로면의 폐교인 옛 두타분교가 근사한 ‘삼척미로정원’으로 변해 31일 개장했다. 이날 개장식에서 주요 인사들이 표지석 제막 행사를 갖고 있다. 삼척시 제공
비어 있는 폐교가 정원이나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신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강원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 옛 두타분교가 ‘삼척미로정원’으로 탈바꿈해 31일 문을 열었다. 폐교 운동장에는 수목정원과 야생화정원, 연자방아, 야영장, 방갈로 등이 조성됐고 리모델링한 건물에는 향토식당, 두부체험장, 야생화체험장, 찻집 등이 들어섰다. 또 물레방아와 연못이 있는 통방아정원도 만들어졌다. 전체 부지 면적은 2만7997m², 건축면적은 518.77m²다.

미로정원은 행정자치부 주관 공모사업에 선정돼 추진됐다. 특별교부세 5억 원과 시비 12억6300만 원 등 총 17억6300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미로정원은 마을 주민들이 운영을 맡아 이곳에서 직접 생산한 농특산물을 향토식당과 찻집에서 사용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미로(未老)에 오면 늙지 않는다’를 정원의 테마로 정했다.

화천에는 새롭게 변신한 폐교가 많다. 화천읍 신읍리 옛 신명분교는 공연창작집단 ‘뛰다’가 입주해 예술텃밭으로 가꿨다. ‘뛰다’는 이곳을 다양한 영역의 예술가들이 창작하고 교류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매년 주민들과의 만남을 위한 축제도 열고 있다.

화천읍 신읍리 옛 율대분교는 고급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숲속 예술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예술가 이정인, 이재은 씨 부부가 2011년 이곳에 둥지를 틀고 창작 활동과 함께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많은 관람객이 찾아오는 소통의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상서면 신대리의 옛 신풍초교는 마을의 자연학교로 변신해 농촌체험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 폐교를 중심으로 쌀 콩 등 특산물을 활용한 음식 체험 프로그램을 꾸려 농촌체험마을로 거듭났다. 관광객들은 자연학교에서 떡메치기와 두부 만들기, 새끼줄 꼬기, 굴렁쇠 굴리기 등 다양한 체험과 함께 숙박도 할 수 있다.

사내면 명월리의 옛 명월분교는 2012년 나봄명상예술학교로 변신했고 간동면 옛 간척분교는 화천현장귀농학교로 활용되면서 많은 이들이 찾아오고 있다. 화천군 관계자는 “접경지 두메에 방치된 폐교라는 사실 속에서 특화점을 찾아낸 것이 성공의 이유 가운데 하나”라며 “화천지역의 폐교는 유·무형의 새로운 부가가치까지 만들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 당진시 순성면의 옛 유동초교가 아미미술관으로 탈바꿈해 지역 문화예술의 명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곳은 전시와 레지던스 작가들의 창작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충남 당진시 순성면의 옛 유동초교가 아미미술관으로 탈바꿈해 지역 문화예술의 명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곳은 전시와 레지던스 작가들의 창작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충남 당진시 순성면에 있는 아미미술관도 폐교에서 지역 문화예술의 중심 명소로 바뀐 사례다. 원래 이곳은 폐교된 농촌학교(유동초교)였지만 박기호 작가와 설치미술가인 구현숙 씨가 2000년 매입해 2010년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다. 미술관 입구에 들어서면 마치 잘 꾸며진 정원같이 아늑하지만 시골 초등학교 교실과 운동장이 온전하게 보존돼 있어 정겹다.

운동장인 야외전시장은 평소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하며 야외 조각 및 설치미술이 전시되고 있다. 5개 교실은 상설전시장 또는 기획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레지던스 작가들의 활동 공간으로도 쓰이고 있다.

연구실에는 2000여 권의 일반 교양서적과 미술서적, 철학 및 종교서적을 비치하고 200여 점의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숙직실로 활용됐던 별채는 카페로 조성돼 차와 간단한 주전부리도 즐길 수 있다. 그림에만 편중되지 않고 음악과 문화 건축 등 장르를 구분하지 않는 다양한 소통 공간으로 활용돼 문화예술에 소외된 당진시민들의 감성을 충족시켜 주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미로면 내미로리 두타분교#삼척미로정원#신읍리 숲속 예술학교#아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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