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을 보내며 하나 됨을 생각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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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현 백석학원 설립자·백석문화대 총장
장종현 백석학원 설립자·백석문화대 총장
‘가정의 달’ 5월이 지나가고 있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그리고 부부의 날(21일)이 있는 5월은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게 한다. 근로자의 날이 1일이요, 성년의 날(15일)도 5월에 있다. 모두 의미 있는 날이다.

필자는 충남 아산의 산골에서 태어났다. 도시로 유학을 떠나 대학을 마친 뒤 여러 뜻한 바를 이루고자 교육사업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지만 당시 학교를 세운다는 건 정말로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5월은 얼마나 사람들이 소중한지를 깨닫게 하는 달이다.

학교를 세울 때 교직원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 것은 물론이요 휴일도 고스란히 반납할 정도로 헌신적이었다. 개교 초반 치열한 국고지원사업에 응모하기 위해 팀을 꾸려 정신없이 준비하던 어느 날. 점심을 먹고 프로젝트팀 사무실에 들어와 보니 탁자 위에 과일과 간식이 한 바구니 놓여 있었다. 누가, 왜 보냈는지도 알 수 없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수고하십니다’라고 카드에 적힌 간단한 인사말의 글씨체가 매번 다른 것을 보면 한두 명이 아닌 듯싶었다.

세월이 한참 지나고 과일바구니 릴레이의 주인공이 지금의 교직원들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대학 초기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나누고 싶었다는 말을 뒤늦게 듣자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그동안 대학 설립자로서 학교 성장에만 매달려왔지 내 주위의 이런 소중한 분들은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됐다.

이 소중한 분들에게 보답하는 일은 다름 아닌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좋은 대학을 만드는 일 뿐’이라고 가슴 깊이 되새기는 좋은 계기였다.

우리 사회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정신적으로는 성숙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공동체보다는 개인, 우리보다는 내가 우선인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려움이 다가오는 순간 하나가 되는 경험을 여러 차례 했다. 다른 나라의 침략을 받았을 때에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에도 흐트러짐 없이 뭉쳐서 분연히 떨쳐냈다.

너의 어려움을 내가 알고, 나의 어려움을 당신이 알고 있다는 눈빛만 서로 교환할 수 있다면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너와 나의 마음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 타인으로서 둘이 아니고 우리 하나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는 5월의 마지막 주다.
 
장종현 백석학원 설립자·백석문화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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