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알콩달콩 우리 몸 이야기]인간은 다른 척추동물과 어떻게 다를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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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분류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등뼈가 있는가, 없는가?’예요. 등뼈는 ‘척추’(허리)라고 부르기 때문에 등뼈를 갖고 있는 동물은 척추동물, 등뼈가 없는 동물은 무척추동물이라고 부르죠. 많은 척추동물은 네 발로 걷기 때문에 척추가 수평이 되어 전신의 무게를 네 발로 분산시켜요. 하지만 사람은 두 발로 서서 생활하기 때문에 척추가 수직으로 뻗어 있고 무게중심(물체에 작용하는 힘을 골고루 분산해 수평으로 균형을 이루는 점)이 골고루 분산되지 않아요.

예를 들자면 네 발 달린 동물이 높은 곳에서 훌쩍 뛰어내리거나 기울어져도 넘어지지 않고 금방 균형을 잡는 모습을 TV에서 본 적 있죠? 하지만 사람은 조금만 몸이 기울어져도 중심을 잃고 쉽게 넘어져요. 친구들도 걷다가 넘어지거나 뛰어내리다가 다리가 찌릿찌릿해지는 경험을 한 적 있지요? 몸의 하중을 두 발로만 지탱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니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그 무게를 지탱하는 뼈나 근육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척추질환에 걸릴 위험이 아주 높아져요. 그래서 건강하고 튼튼한 척추를 위해서는 평소 바른 자세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 올바른 자세를 위해 먼저 척추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볼까요?

○ 우리 몸의 기둥, 척추!

척추가 휘어지면 허리를 숙였을 때 양쪽 높낮이가 달라 보인다
우리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척추는 목뼈에서 꼬리뼈까지 총 33개의 뼈로 이뤄져 있어요. 7개의 목뼈(경추), 12개의 가슴뼈(흉추), 5개의 허리뼈(요추), 5개의 엉덩이뼈(천추), 4개의 꼬리뼈(미추)로 구성돼 있지요. 척추는 각각 뼈들이 블록을 쌓아 올린 것처럼 서로 교묘하게 얽혀 있어요. 또한 무게를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일직선으로 되어 있지 않고 옆에서 봤을 때 S자 형태로 휘어져 있답니다. 과학시간에 스프링의 탄성은 완충 작용을 한다는 내용을 배운 적이 있지요? 마찬가지로 척추도 스프링처럼 몸의 하중을 분산하고 완화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 거예요. 또한 척추 뼈 사이에는 ‘추간판’(디스크)이라는 젤리 같이 말랑말랑하고 둥근 원반 모양의 섬유조직이 끼어 있는데, 뼈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요. 체중을 받치고 있는 척추의 부담을 줄여주고 압력을 분산시켜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푹신한 쿠션 역할을 하지요.

그렇다면 척추를 구성하고 있는 뼈들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할까요?

척추의 맨 윗부분인 7개의 목뼈는 척추 중에서도 크기가 가장 작으며 머리를 회전하거나 흔들기, 끄덕임 등의 운동을 돕는 역할을 해요. 특히 평균 4∼7kg 나가는 무거운 머리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에 목뼈가 우리 몸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죠?

12개의 가슴뼈는 가슴을 앞뒤로 굽히거나 좌우로 회전하는 운동을 할 때 돕는 역할을 해요. 갈비뼈와 연결되어 있는 가슴뼈는 흉부 내부에 있는 폐 심장 위 간 등의 장기를 보호하고 머리를 지지하고 있는 근육을 안전하게 받쳐주는 역할까지 한답니다.

우리 몸의 체중을 받쳐주는 5개의 허리뼈는 다른 척추뼈에 비해 운동성이 아주 뛰어나요. 몸을 굽히고 피거나 회전할 때, 엎드릴 때 등 몸통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엉덩이뼈는 골반을 구성하는 5개의 뼈가 큰 삼각형 모양으로 합쳐 있어요. 척추의 끝 부분에 위치해 척추를 구성하는 뼈 중에서 크기가 가장 크지요. 주로 척추에서 전달돼 내려오는 하중을 지지하며 무게를 골반으로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3∼5개의 작고 불규칙한 모양의 척추뼈들이 합친 작은 삼각형 모양의 꼬리뼈는 척추의 가장 아랫부분에 있어요. 체중을 지지하거나 운동 기능 등 다른 척추뼈에서 나타나는 특징이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뼈 주변으로 여러 종류의 근육이 붙어 있어 꼬리뼈 바로 윗부분의 엉덩이뼈와 골반의 운동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요.

○ 바른 자세로 척추 건강 지켜요

여러분들은 하루 대부분을 학교나 학원 의자에 앉아 공부하는 데 보낼 때가 많을 거예요. 하지만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세는 삐뚤어지게 되지요. 교과서를 보거나 문제집을 풀 때 모습을 생각해 볼까요? 턱을 괴고 있거나 척추를 구부리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책을 읽는 친구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어요. 또 문제집을 풀 때에도 노트를 옆으로 돌려 삐딱하게 앉은 친구들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우리 몸은 목 어깨 등 허리 골반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잘못된 자세를 계속 유지하다 보면 어깨가 안으로 굽거나 골반이 틀어지고 척추가 휘어지는 등 각종 척추 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요. 특히 우리 친구들은 성장기이기 때문에 어른들보다 휘는 정도가 더 심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해요. 그렇다면 척추가 휜 것은 어떻게 확인해 볼 수 있을까요? 팔을 아래로 늘어뜨린 다음 허리를 푹 숙여 보세요. 뒤에서 봤을 때 허리의 양쪽 높낮이가 다르다면 척추가 휘어진 것을 의미해요.

바르지 못한 자세는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집중력이 떨어져 공부에도 방해가 되고 키가 자랄 수 없도록 성장을 방해해요. 또한 성장기에 휘어진 척추는 어른이 되어서도 그대로 굳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오늘부터 올바른 자세를 가질 수 있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아요. 친구들은 아직 성장기라서 척추가 유연하기 때문에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도 충분히 바른 척추를 가질 수 있답니다. 책상에 앉아서 턱을 괴거나 다리 꼬지 않기, 글씨를 쓸 때 몸을 옆으로 돌리지 않기, 책을 볼 때에 엎드려서 보지 않기, 의자에 앉을 때 등받이에 등을 바짝 붙이고 앉기를 오늘부터 실천함으로써 건강하고 튼튼한 척추를 갖기 위해 노력해 볼까요?
 
임수택 예손병원 척추센터 원장
#척추건강#척추#바른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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