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올 봄 잦은 미세먼지, 뜸한 황사…알고 보니 ‘이것’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2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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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황사예요?” 중국발 흙먼지로 옅은 황사 현상이 발생한 12일 시민들의 반응이다. 한때 봄철에만 20차례 넘게 몰려오며 너도나도 ‘황사 마스크’를 사던 때와는 많이 달라진 분위기. 반면 올봄 미세먼지는 중국발 대기오염물질 영향으로 최근 3년 가운데 최악을 기록했다. 같은 중국발인데 왜 차이가 날까.

본보가 기상청과 함께 분석한 결과 고농도 미세먼지를 만든 요인이 올 들어 유달리 뜸한 황사에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름부터 이어진 따뜻한 기온 탓에 공기정체로 미세먼지는 늘었고, 중국 북부 사막지역 기압골에 변화가 생겨 황사는 비껴간 것이다.

기상청이 지난 달 1일부터 이번 달 6일까지 기압골을 분석한 결과 황사 발생에 있어 필수적인 황사 발원지 저기압대가 거의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사 발생 조건은 크게 세 가지다. ①발원지의 고온건조한 날씨 ②발원지에 흙먼지를 끌어올리는 저기압대 발생 ③중국→한반도 방향 북서풍이다. 이중 1번과 3번 조건은 만족했지만 2번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황사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이유는 따뜻한 기온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여름 이후 평년보다 따뜻한 날이 이어지면서 북극에서 내려오는 찬 기운이 평소보다 더 높은 위도로 지나갔고, 이에 따라 찬 기운 바로 아래 생기는 저기압대가 황사 발원지보다 더 높은 지역에 생긴 것이다.

이는 지난 주 환경부가 발표한 올봄 잦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이유와도 통한다. 당시 환경부는 기후온난화로 중·고위도 온도차가 줄며 미풍(2m/s 미만) 비율이 느는 등 공기가 정체됐고, 이때 쌓인 중국 등 국외 미세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와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했다고 밝혔다.

약한 바람 역시 초미세먼지(PM2.5)에 비해 무거운 미세먼지(PM10)로 이뤄진 황사 발생을 어렵게 하는 데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달 12일까지 봄철 황사 발생 횟수는 2001~2016년 평균에 한참 못 미쳤다. 중국발 황사의 직격탄을 맞는 서울 관측소의 3~5월 평균 황사 발생 횟수는 7.9회. 3~5월 매달 2~3회 황사가 발생했다는 뜻인데 올 3, 4월에는 공식 황사가 한 번도 관측되지 않았다.

12일 서울·인천을 제외한 서해 도서지역과 일부 내륙지역에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보다 높게 나타났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보통을 기록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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