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주거와 공유’ 신개념 주택을 제시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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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트라이 볼’서 이색 전시회… 전국 72개大 170개팀 참여
개성 넘치는 설계-모형도 출품

4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복합문화공간인 ‘트라이 볼’ 공연장에서 ‘주거와 공유’라는 주제의 이색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평상시 재즈, 클래식 공연이 이뤄지던 무대와 계단식 객석이 개관 이래 처음으로 임시 전시장으로 꾸며졌다. 전시장은 전국 72개 대학 170개 팀이 제작한 건축 설계도와 모형도로 채워졌다.

이들 설계도와 모형도는 인천도시공사 주최 제2회 건축설계 공모전의 당선작 16개 작품을 비롯한 170개 전 작품이다. 지난달 31일 수상작을 발표했고 작품을 돌려주기 전에 2일부터 7일까지 출품작 전시회를 마련했다. 공모전의 과업은 팀별로 주변에 버려진 330m² 이하의 유휴(遊休) 용지를 자유롭게 선택해 공유 개념을 도입한 주택을 설계하는 것이었다.

인천도시공사의 제2회 건축설계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인하대의 ‘나눔’(첫번째 사진)과 전북대 우수작 ‘Poiesis-거주성 회복을 통한 커뮤니티 계획’. 인천도시공사 제공
인천도시공사의 제2회 건축설계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인하대의 ‘나눔’(첫번째 사진)과 전북대 우수작 ‘Poiesis-거주성 회복을 통한 커뮤니티 계획’. 인천도시공사 제공
전시장 중앙에는 최우수상을 받은 인하대 건축공학과 재학생 3명의 ‘나눔’이란 작품이 전시됐다. 인하대 팀은 경인전철 부평역∼백운역 사이의 부평구 ‘미쓰비시(三菱) 줄사택(줄지어 늘어선 회사 숙소)’을 설계 대상으로 삼았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일본 미쓰비시공장 노동자 숙소다. 채당 13m² 남짓한 주택 10채 안팎을 묶어 1개 동으로 구성해 놓았다. 1938년 처음 지었을 때는 1000채가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는 80여 채만 남아 있다.

인하대 팀은 군수산업시설의 역사 흔적을 최대한 살리면서 주민들이 함께 살 수 있는 공유공간을 제공하는 건축기법을 도입했다. 이들은 줄사택의 4개 필지를 묶어 4층 건물을 신축하기로 했다. 1층에 도서관과 주차장, 3층에 주방과 거실 같은 함께 쓰는 공간을 두도록 했다. 2, 4층에는 침실과 화장실을 갖춘 원룸 형태의 주거 공간 16개를 배치했다.

심사위원들은 “부평구에서 추진한 줄사택 지대에서의 주거환경 개선 사업과 도시 역사의 맥락을 잘 해석하고 공유 개념도 적절히 적용시킨 설계”라고 평했다.

우수상을 받은 ‘Poiesis(시)-거주성 회복을 통한 커뮤니티 계획’은 전북대 건축공학과 학생의 작품이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제2종 일반주거지역 290m² 터에 지을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공동주택을 구상했다. 각 가구 내부와 2층∼옥상으로 이어지는 공간에 1m 간격으로 화단을 조성하고 정원 가꾸기를 통해 주민 커뮤니티를 형성하도록 한다는 아이디어다.

이번 공모전에는 전국 대학 771개 팀이 응모했다. 1차 서류 심사(사전심사)를 통해 170개 팀의 작품을 추려 본심사를 진행했다. 170개 팀의 상세설계에 대한 전문가 심사를 거쳐 16개 작품을 최우수, 우수, 장려, 입선작으로 선정했다.

공모전 총괄 코디네이터를 맡은 황순우 바인건축 대표(건축설계사)는 “수상작만 전시했던 1차 공모전에 비해 2차 공모전에 출품한 전 작품을 전시하니 관람객이 하루 200명 이상 다녀갈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며 “청년의 눈을 통한 새로운 주거문화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인천도시공사는 전시회에서 공개된 대학생들의 설계 아이디어를 임대주택 건설 사업을 추진할 때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032-260-5807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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