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4월 10일부터 미수습자 수색… 진입로 확보가 관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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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30일 목포로 선체 이동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10일부터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를 찾기 위한 선체 수색 작업을 시작한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달 5, 6일쯤 세월호가 육지에 완전히 거치되면 10일부터 미수습자에 대한 수색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수습자 수색이 가시화되면서 선체 내부 상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체 내부는 나무 합판 등 약한 재질로 이뤄져 눌리거나 무너진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선체 상태를 점검하고 내부로 진입하는 통로를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세월호 선체가 공기와 닿으면서 부식이 심해지는 점도 우려된다. 27일 오전 세월호 선체를 둘러본 미수습자 조은화 양(단원고)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어제보다 녹이 많이 슬었다”며 “갈수록 점점 더 심해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쇠로 만들어진 선체가 소금기를 머금고 있기 때문에 공기와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부식이 심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출발 전 바닷물·기름 및 날개탑 제거해야

반잠수식 선박이 30일 목포신항으로 출발하기 전에 완료할 작업이 만만치 않다. 우선 세월호 선체 내부의 배수 및 기름 제거 작업을 완료하고 인양을 위해 설치된 날개탑(부력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물탱크) 제거까지 마쳐야 한다. 해수부는 평형수가 실려 있던 탱크와 화물칸 일부에 찬 바닷물을 빼기 위해 선체 왼쪽에 지름 10cm가량의 구멍 32개를 뚫을 예정이다. 선체 연료통 내 기름 제거 작업은 해상 유출을 우려해 목포신항에 닿으면 진행하기로 했다.

유실물을 찾기 위해 세월호가 있었던 맹골수도 해저를 샅샅이 뒤지는 작업도 진행한다. 세월호 선체 주변에 세워진 가로 200m, 세로 160m, 높이 3m의 유실방지펜스 내부를 총 40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한다. 세로 방향으로 펜스 끝에서 끝까지, 다시 가로 방향으로 수색하며 특히 배 뒤쪽의 2개 단위 구역은 특별수색구역으로 정해 다시 수색한다.

김 해수부 장관은 인양 뒷이야기도 전했다. 김 장관은 “상하이샐비지의 사장이 26일 중국으로 돌아가면서 ‘배 뒷부분에 리프팅빔을 16개 집어넣었을 때는 정말 절망했었다. 여러 차례 인양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여기까지 오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목포신항 도착하면 선체 바깥 방역부터

세월호 선체가 목포신항에 도착해도 육지에 안착하려면 4, 5일가량이 필요하다. 바닷물에 흔들리는 반잠수식 선박 위의 세월호를 육지에 길게 설치된 6줄의 모듈 트랜스포터에 정교하게 맞춰 내리는 게 가장 어려운 작업이다. 해수부는 4월 5, 6일쯤 철재부두에 세월호를 완전히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세월호 거치 이후 이르면 다음 달 10일부터 미수습자 수색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선체 정리를 맡은 코리아샐비지 측은 수색 준비 작업에만 2주 이상의 기간을 계획하고 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 추정한 선체 정리 공정에 따르면 세척기로 선체 외부의 흙 등을 닦아내는 작업에 하루, 이후 선체 안전도 검사를 위해 진입로를 확보한 뒤 선체 위해검사를 진행하는 데 일주일이 걸린다. 이후 선박에 접근해도 된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내부 방역을 위한 통로를 확보해 방역 작업에 돌입한다. 작업자들이 다닐 통로를 만드는 등의 사전 준비 작업에도 7, 8일가량 걸린다.

미수습자 수색과 함께 내부의 기름과 화물을 빼내는 작업도 같이 진행된다. 짧게는 28일, 길게는 40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역시 선체 내부의 상황에 따라서 크게 달라질 수 있다.

○ “선체 내부 무너지거나 압착될 우려”

전문가들은 선체 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으로 추천된 김영모 한국해양수산연구원 명예교수는 “내부 객실 대부분이 합판이나 가벼운 재질로 만들어진 데다 각종 집기와 침대매트 등이 뒤엉켜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체 외부 부식도 변수다. 이철조 세월호 인양추진단장도 27일 오전 브리핑에서 “부식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선체 외판 등 강철 구조물은 물론이고 내부 장식물, 샌드위치 패널 등 나무 구조물도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박 전문가들은 이미 인양을 마친 세월호의 부식을 막기 위해 선박 곳곳에 남아 있는 소금기를 높은 압력의 물로 씻어내고 건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바닷물 속에서 쇠는 평균 1년에 0.12mm 속도로 녹슬어 사라진다. 하지만 일정 부위만 빠르게 녹스는 ‘국부 부식’은 이보다 훨씬 빠를 수 있어 며칠 사이에도 취약한 부분이 파손될 수 있다. 국내 특수선박 개발 전문가는 “돌출 부위나 주변부는 부식이 진행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꼼꼼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혜령 herstory@donga.com / 세종=천호성 기자 /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세월호#인양#미수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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