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상황실은 통화대기중… “골든타임 놓칠까 걱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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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신고접수요원 부족에 발동동

 
119 신고가 평소보다 2배로 늘어나는 설 연휴를 앞둔 25일 서울 중구 서울종합방재센터(119종합상황실)에서 한 신고 접수 요원이 신고 전화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19 신고가 평소보다 2배로 늘어나는 설 연휴를 앞둔 25일 서울 중구 서울종합방재센터(119종합상황실)에서 한 신고 접수 요원이 신고 전화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경기 북부 지역 119종합상황실은 설 연휴에 신고 전화로 몸살을 앓았다. 이 상황실에는 구급 환자가 발생하면 병원이나 약국의 위치를 알려주는 신고 접수 요원이 1명뿐이다. 명절 연휴라도 인원을 늘려 달라는 속마음은 굴뚝같지만 이번 설에도 증원은 없었다. 한 직원은 30일 “평소 하루 1300여 건 오던 전화가 연휴 때는 하루 1700건씩 왔다”고 말했다. 결국 신고 전화 일부는 다른 지역 종합상황실로 돌려야 했다. 상황실 관계자는 “29일에는 출근한 요원 18명 모두가 전화를 받았다. 도중에 전화가 많이 걸려와 요원이 신고자에게 다시 전화를 거는 일도 11건이 발생해 다음 명절이 또 걱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전선에서 책임지는 119종합상황실 신고 접수 요원이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급 상황이 동시다발로 터지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화재 신고 접수 후 현장 도착까지의 5분을 골든타임으로 보지만 61%(2014년 기준)만이 골든타임을 지켰다는 통계도 있다.

 전문가들은 명절에 인원 부족 문제가 더욱 두드러진다고 말한다. 30일 새누리당 윤재옥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대체공휴일 제외 2월 7∼9일) 전국에서 접수된 119신고 전화는 5만7105건이었다. 지난해 119신고 전화 하루 평균의 1.94배 수준이다. 반면 전국의 일일 평균 신고 접수 요원은 297명에 불과하다. 이번 설 연휴에는 98명(119구급상황관리센터)이 증원됐지만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인원 부족 문제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더 불거진다. 지난해 11월 대구 서문시장 화재 당시 4지구 상가번영회 측은 사고 발생 4분 후 119신고를 했지만 접수 요원들이 다른 곳에서 걸려온 화재 신고 전화가 폭주해 접수를 하지 못했다. 최초 신고 전화는 “4지구와 1지구 사이에 불이 났다”는 것이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4지구 인근 통로가 발화 지점이었다. ‘제때 전화를 받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지난해 9월 경북 경주 지진 당시에도 신고 접수 인원 부족 문제가 지적됐다.

 광역자치단체별로 119종합상황실을 운영하다 보니 접수 요원 수가 각각 다르고 처리하는 신고 건수도 지역별로 차이가 크다. 지난해 대전에서는 접수 요원 1명이 하루 147건을 처리했지만 세종에서는 34건을 처리했다.

 각 광역단체는 예산이 부족하다며 인원 확충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종 신고전화 시스템을 통합하자고 조언한다. 현재 시도 차원에서 운영되는 재난종합상황실(홍수 지진 등 담당)과 소방본부의 119종합상황실을 통합하자는 것이다.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비슷한 역할을 하는 두 시스템을 통합하는 방안을 실질적으로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119#골든타임#인원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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