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별별과학백과]로봇팔-그물로 쓱싹! 우주 쓰레기 청소 대작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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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쓰레기 천지?

 우주쓰레기의 대표적인 예는 고장 났거나 임무가 중단된 인공위성이다. 지금까지 지구에서 발사된 인공위성 7000여 개 중 운행 중인 1000여 개와 지구 대기권에서 제거된 3000여 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우주쓰레기다. 지금도 3000여 개의 폐인공위성이 지구 주변을 돌며 우주선과 위성을 위협하고 있다.

 1978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도널드 케슬러는 인공위성이 서로 충돌해 생긴 우주쓰레기 때문에 우주선을 쏘는 일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케슬러 증후군’이다. 당시 사람들은 우주쓰레기는 지구 대기권에서 소멸될 것이라며 케슬러 증후군을 비웃었다. 하지만 위성들이 우주쓰레기에 의해 훼손되기 시작했고, 여러 나라가 우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우주파편 경감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인공위성 외에도 우주인이 쓰다 버린 물건이나 인공물체의 충돌로 인해 생긴 크고 작은 잔해들이 우주쓰레기로 변해 있다. 지구 궤도를 도는 1∼10cm 크기의 작은 쓰레기는 약 60만 개, 야구공보다 큰 10cm 이상의 우주쓰레기는 2만3000개로 추정된다. 이들은 고도 200km부터 3만6000km 이상까지 넓은 범위로 퍼져 우주 활동에 큰 위협이 되고 있고, 일부는 지구로 떨어져 지상에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사진 1]
 
[사진 1]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물체 중 상당수가 쓰레기로 변해 있다. 지구 주변을 도는 우주쓰레기의 모습을 표현한 그림. ⓒESA
[사진 1]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물체 중 상당수가 쓰레기로 변해 있다. 지구 주변을 도는 우주쓰레기의 모습을 표현한 그림. ⓒESA

 
작고 무시무시한 우주쓰레기!


 우주쓰레기의 속도가 느리면 지구 중력의 영향을 받아 지구 대기권으로 빨려 들어오고, 대기와의 마찰열에 의해 불에 타 사라진다. 우주쓰레기를 포함해 어떤 물체가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오지 않고 궤도를 돌기 위해선 최소한 초속 7.5km로 움직여야 한다.

 움직이는 물체의 파괴력은 보통 무게와 속도의 곱인 ‘운동량’으로 비교한다. 1cm 남짓한 크기인 총알의 속도는 초속 400m 정도이다. 총알과 같은 무게인 우주쓰레기는 최소 초속 7.5km 이상이므로 총알보다 운동량이 20배 정도로 큰 셈이다.

 실제로 먼지 크기의 우주 물체도 우주선에 큰 상처를 낼 수 있다. 2016년 9월, 유럽우주국(ESA)에서 발사한 ‘센티널-1A’ 위성에서 급작스러운 변화가 발견됐다. 갑자기 위성 내부의 에너지 발전량이 줄어들고 위성의 궤도가 약간 변한 것. 유럽우주국 조사 결과 1mm 정도의 우주물체가 센티널-1A의 태양 전지판에 충돌한 것이었다. 이로 인해 태양 전지판이 폭 40cm 정도 파손됐다. 물체의 크기와 피해의 규모를 통해 추정한 우주물체의 속도는 초속 11km 정도였다. 다행히 센티널-1A는 지금도 정상 운행하고 있다.[사진 2]
 
[사진 2] 1mm 이하의 작은 우주물체로 손상된 센티널-1A의 태양 전지판. 빨간 화살표가 손상된 부분이다. ⓒESA
[사진 2] 1mm 이하의 작은 우주물체로 손상된 센티널-1A의 태양 전지판. 빨간 화살표가 손상된 부분이다. ⓒESA

 
 위성끼리의 충돌은 더 큰 피해를 일으킨다. 1993년 러시아가 발사한 군사용 통신위성 ‘코스모스 2251호’는 1995년까지 활동한 뒤 우주를 그냥 떠돌고 있었다. 1997년 미국이 발사한 민간 통신위성 ‘이리듐 33호’는 10년 넘게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2009년 2월, 코스모스 2251호와 이리듐 33호가 충돌했다. 이는 위성과 위성이 부딪친 우주 최초의 교통사고다. 900kg의 코스모스 2251호와 700kg의 이리듐 33호가 충돌할 때 속도는 무려 초속 11.7km! 이 사고로 두 위성은 크게 파손돼 코스모스 2251호는 505개, 이리듐 33호는 194개로 조각났다.

 우주쓰레기는 지구도 위협하고 있다. 1978년 러시아 위성 코스모스 954호의 일부가 캐나다 앨버타와 서스캐처원 지역에 떨어졌다. 이 위성은 핵연료를 사용하고 있어 추락 지역 일대가 방사성물질로 오염됐지만, 다행히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이었다. 2015년엔 러시아의 무인 우주화물선 ‘프로그레스 M-27M’의 잔해가 영국 해협에 떨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매년 60개 이상의 우주물체가 지구로 떨어지고 있다.
 
우주쓰레기를 해결하라!

 우주쓰레기 충돌 사고를 막으려면 우주쓰레기와 위성 등 우주물체를 감시해야 하지만, 이는 무척 어렵다. 우주 궤도에서는 지구 중력이 고르지 않고, 태양과 달의 영향 등으로 궤도가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하나의 망원경으로는 특정 위성을 하루에 4∼5분씩, 2∼3회 정도밖에 볼 수 없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이에 미국 ‘통합우주운영센터’는 전 세계 30곳에 있는 망원경과 레이더의 정보를 모아 2만 개의 우주물체 궤도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전 세계에 제공한다. 국제우주정거장(ISS)도 이를 이용해 충돌 사고를 피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국천문연구원’도 한국 몽골 이스라엘 모로코 미국 등 5곳에 설치된 지름 50cm 광학망원경을 이용한 ‘아울넷(OWL-Net)’으로 우주를 감시한다. 하나의 망원경에서 얻는 정보는 적지만, 5개 망원경의 정보들을 모으면 우리나라에서 발사한 모든 위성의 궤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사진 3]
 
[사진 3]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는 거대한 그물로 우주쓰레기를 쓸어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DARPA
[사진 3]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는 거대한 그물로 우주쓰레기를 쓸어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DARPA

 
 우주쓰레기 제거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청소위성을 발사해 직접 우주쓰레기를 없애는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청소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그 첫 단계로 청소위성이 우주쓰레기로 다가가는 과정을 연구하는 중이다. 중력의 크기가 매우 작은 우주에선 약간의 움직임만으로도 궤도가 크게 변하기 때문에 청소위성에는 반드시 필요한 연구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해동 박사는 “우주쓰레기 처리 기술은 우주 개발 선진국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하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정한길 어린이과학동아 기자 jhg1road@donga.com
#우주 쓰레기#인공위성#센티널-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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