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눈이 커지는 수학]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지도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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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도 ⓒAuthaGragh
세계지도 ⓒAuthaGragh
 3일 과학 블로그 ‘사이언스 얼라트’에 따르면 화가이면서 건축가인 일본의 나루카와 하지메 씨가 하나의 평면구조로 다면체를 만들 수 있는 ‘오사그래프(AuthaGraph)’ 방식을 적용해 세계지도를 제작했다.

 구체의 지구 표면을 96개 지역으로 나누어 평면으로 펼친 ‘오사그래프’ 방식의 세계지도. ‘굿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이 지도는 대륙과 바다 면적을 가장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훈=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지도가 나왔대요. 그럼 이제까지 지도는 정확하지 않았다는 것인가요.

 ―엄마=아니란다. 세계지도가 구 모양의 지구 표면을 평면의 직사각형 안에 표현하다 보니 육지의 실제 면적이나 거리, 방향 등의 일부는 조금 사실과 다르게 표현된 것도 있었을 거야. 이번 지도는 그런 잘못된 부분을 줄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거야.

 ―상훈=지구와 같은 구 모양을 어떻게 평면에 그리나요.

 ―엄마=수학에서는 3차원의 도형을 2차원으로 옮겨 표현하거나 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해 왔어. 구의 표면을 평면에 나타내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그중 하나이겠지.

[그림1]
[그림1]

○ 구를 평면에 옮기다


 구를 펼쳐 평면에 나타내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귤을 까서 평평하게 펴보세요. 납작하게 눌러 압축하거나 늘이거나 찢지 않으면 완전히 펼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구를 펼친 평면에서 나타난 뒤틀림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구의 표면을 평면에 나타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죠.[그림1]

 구 표면을 평면에 표현하는 한 방법으로 시선 또는 빛의 중심을 일정한 위치에 두고 평면 또는 평면으로 잘 펴지는 원뿔 또는 원기둥 등의 면에 비추어 옮기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도형을 평면이나 다른 도형에 옮기는 수학적 방법을 사영변환이라고 합니다. 지구 표면을 세계지도로 만드는 데에도 이런 방법이 쓰입니다. 물체가 사영변환될 때 변하지 않는 특성을 연구하는 학문을 사영기하학이라고 합니다.[그림2]
[그림2] 구의 표면을 평면에 나타내는 방법
[그림2] 구의 표면을 평면에 나타내는 방법


○ 지구를 종이 한 장 위에 나타내기 위한 노력, 도법

 세계지도를 보다 보면 어떤 지도에서는 아프리카와 그린란드가 실제보다 커 보인다거나 어떤 경우는 북아메리카가 중국보다 훨씬 커 보이기도 합니다. 지도마다 대륙 크기가 다른 것은 지도를 제작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차를 줄여가며 지구 표면을 한 장의 종이 위에 나타내는 수학적 방법을 지도 투영법 또는 ‘도법(圖法·map projection)’이라고 합니다. 구 모양의 지구의 표면을 평면에 나타내다 보니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지도에서 방향(방위)·각도·거리·넓이(면적)의 측면에서 사실과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런 뒤틀림 현상을 왜곡이라 합니다.

 학교 교실이나 공공장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면 세계지도는 메르카토르 도법에 의한 것으로, 1569년 네덜란드 지리학자 헤르하르뒤스 메르카토르가 제작한 것입니다. 원통도법, 즉 원기둥을 이용한 도법이라고도 합니다. 이것은 지구본을 원기둥으로 둘러싸고 위도와 경도를 원기둥으로 옮긴 뒤 이것을 펼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세계지도를 직사각형으로 그릴 수 있고, 적도를 중심에 놓을 때 경선은 간격이 같고, 위선은 평행하게 그려진다는 장점이 있어 주로 항해용 지도에 사용됩니다.
[그림3] 다양한 세계지도 그리는 법
[그림3] 다양한 세계지도 그리는 법

[그림3] 그러나 극지방으로 올라갈수록 위도의 간격이 커져 실제와 많이 다르게 표현됩니다. 예를 들어 이 지도에서는 그린란드의 크기가 아프리카의 면적과 거의 비슷한데 실제로 아프리카 면적은 그린란드의 14배나 됩니다.

 독일의 막스 에케르트가 고안한 에케르트 도법은 중앙 경선은 직선, 외곽의 두 경선은 원호, 그 밖의 경선은 모두 등간격의 타원호입니다. 중앙경선은 적도의 절반으로, 고위도 지방의 잘못되는 현상을 줄였습니다. 바다를 자르지 않고도 모든 대륙을 비교적 바르게 나타낼 수 있어 세계 각종 분포도에 많이 쓰이지요. 또 원뿔 위에 경선과 위선을 나타내고 이를 다시 펼쳐 평면으로 만드는 원추도법도 있습니다. 보통 북극이나 남극의 위에 중점을 두고 중위도 지역을 보여주는 지도로 항공용으로 많이 쓰입니다.

 그 외에 구 형태의 지구를 20면체로 재구성하고, 전개해서 봤을 땐 지구의 전 육지가 하나의 거대한 섬처럼 바다 위에 떠 있게 구성한 버크민스터 풀러의 다이맥션 지도도 있습니다. 이 지도에서는 육지의 넓이가 변형되지 않도록 하였답니다.[그림4]
[그림4]
[그림4]


○ 구를 평면에 나타내는 새로운 방법, 오사그래프 

  ‘오사그래프’란 지구 표면을 96개 지역으로 나눈 다음 구체 표면을 사면체로 전환하고 평면 구조로 펼쳐 보일 수 있는 방식입니다. 기존의 사각형 형태의 지도와 달리 구체에서 3차원, 2차원으로 변화해도 국가 대륙 해양의 크기가 변하지 않아요.

 기존 지도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됐던 남·북극 인접 지역 대륙에까지 정확한 크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그림5]와 같습니다.
[그림5] 오사그래프 방식의 원리.


 오사그라프 방식의 지도는 정확한 원근법에 의해 구체의 지구 표면을 평면화하고 있으며, 또한 구체의 지도를 자연스럽게 평면 지도로 전환시키는 등 지도 제작의 새로운 차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좀 더 정확한 세계지도를 위해서 구를 평면에 나타내는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은 끝이 없을 듯합니다.
 
박지현 반포고 교사
#세계지도#구의 표면#사이언스 얼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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