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보름 앞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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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알리자”
9월 청주예술의전당 일대서 열려…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도 개최

충북 청주시가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사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한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직지, 세상을 깨우다’를 주제로 9월 1∼8일 충북 ‘청주직지문화특구’인 청주예술의전당과 고인쇄박물관 일원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그동안 격년제로 개최하던 ‘유네스코(UNESCO) 직지상(賞) 시상식’과 ‘직지축제’를 통합한 국제행사다. 지난해 8월 기획재정부로부터 국제행사로 승인을 받아 국비 14억4600만 원과 시비 15억 원, 도비 6억 원 등 40억 원이 투입됐다.

○직지의 창조적 가치 재조명

9월 1일 개막하는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에서는 현존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의 창조적 가치를 한눈에 보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직지코리아조직위 제공
9월 1일 개막하는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에서는 현존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의 창조적 가치를 한눈에 보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직지코리아조직위 제공
첫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은 직지의 역사적 가치보다 창조적 가치를 깨우고 이를 계승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았다. 이에 걸맞게 주제 전시는 ‘직지, 금빛 씨앗; Jikji, The Golden Seed’전(展)으로 정했다. 청주예술의전당 전시실과 문자터널 등에서 열리는 이 주제전에는 11개국 35개 팀에서 5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또 구텐베르크 인쇄기 등 23점의 인쇄 관련 유물도 전시된다. 주제전시 공간 연출은 영국의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설치작가인 에이브 로저스(48)가 맡았다.

9월 3, 4일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는 직지의 창조적 가치를 조명하는 글로벌 명사들의 릴레이 특강 프로그램인 ‘골든시드 라이브 쇼’가 진행된다. ‘과거에서 미래를 찾다’를 주제로 역사와 과학, 문화 분야의 글로벌 슈퍼스타들을 통해 직지의 가치를 엿볼 수 있는 자리다.

먼저 영국 우주국 연구원이자 웨스트민스터대 생명과학대학 교수로 우주생물학 분야를 연구 중인 루이스 다트넬 교수가 지구 멸망 후 사라져버린 문명을 다시 건설하는 방법을 실험을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또 종이책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 전자책 리더기인 아마존 킨들 개발자인 제이슨 머코스키가 개발 과정의 숨은 이야기와 직지의 창조적 가치를 들려준다.

메가스터디 역사 강사이자 각종 방송 등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이다지,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 가운데 한 명인 론 아라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가수 솔비, 식물학자이자 식물세물화가인 신혜우, 마술사 이은결 등이 연사로 나서 관람객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 예정이다.

청주예술의전당 입구에는 ‘책의 정원’이 세워져 관람객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줄 예정이다. ‘헌책을 부탁해’ 캠페인을 통해 기증받은 책 2만9183권으로 충북지역 설치작가 3인이 미로처럼 된 프랑스식 정원을 조성한다. 2만9183권은 직지 활자수인 2만9183자를 상징한다. 조형물을 배경으로 포토존과 쉼터, 독서 공간이 들어서고, 저자와의 만남과 워크숍 등도 진행해 배움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청주시는 관(官) 주도의 축제를 넘어 시민이 주체가 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직지코리아 시민 프로그램 추진단’을 구성했다. 추진단은 고인쇄박물관 주차장 일대에 ‘1377고려, 저잣거리’를 세울 계획이다. 초가 부스와 기와 부스로 된 고려의 저잣거리를 재현해 고려의 전통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직접 음식도 팔고 체험거리도 제공한다. 또 판소리와 마당극 공연도 열리고 대장간 철물체험과 도자체험 등 다양한 전통 체험의 기회도 제공된다. 흥덕초등학교와 고인쇄박물관을 잇는 길은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해 공예장터와 프리마켓, 재활용품 판매, 푸드트럭 등이 운영된다.

○ 유네스코 직지상은 ‘이베르 아카이브’

9월 2일에는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제6회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이 개최된다.

올해 수상 기관에는 중남미 국가들이 기록유산 보존 등을 협력하기 위해 1999년 공동 설립한 ‘이베르 아카이브(archives)’가 선정됐다. 이베르 아카이브는 기록유산의 디지털화와 교육, 연수 프로그램 운영 등 중남미 지역에서 기록유산 보존에 큰 영향을 준 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네스코 직지상은 직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2004년 제정됐다.

국제 인쇄 문화인들의 만남의 장도 마련됐다. 조직위는 9월 5∼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 기록 올림픽’인 국제기록관리협의회(ICA) 서울총회 참석자들이 직지코리아 행사장을 찾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통령기록관과 업무협약을 했다. 또 40개국 70여 명의 인쇄박물관 대표와 관련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인쇄박물관협회 창립총회가 9월 3일 열린다. 이 밖에 직지국제콘퍼런스도 행사 기간에 열려 역대 직지상 수상 기관과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직지

정식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 여러 선승의 법어와 설법 등에서 선(禪)의 요체가 될 만한 내용을 간추려 엮은 것이다. ‘직지’는 ‘직지인심견성성불(直指人心見性成佛)’에서 나온 말로 ‘사람의 마음이 곧 부처’임을 뜻한다. 서양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구텐베르크의 ‘42행 성경’(1455년 인쇄)보다 78년 앞서 간행됐다. 1377년 청주 흥덕사(현재 터만 남아 있음)에서 인쇄된 뒤 상하 두 권 중 하권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남아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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