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별별과학백과]쉿, 하늘에 상어가 나타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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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비행기의 비밀

○ 비행기, 연료 효율을 높여라!

흰 고래 벨루가를 쏙 닮은 이 비행기는 비행기 부품을 실어 나른다. 몸이 일반 비행기보다 훨씬 크고 둥그렇다. ⓒ에어버스
흰 고래 벨루가를 쏙 닮은 이 비행기는 비행기 부품을 실어 나른다. 몸이 일반 비행기보다 훨씬 크고 둥그렇다. ⓒ에어버스
우리가 여행 갈 때 타는 비행기를 ‘여객기’라고 부른다. 여객기를 만드는 회사에는 유럽의 에어버스와 미국의 보잉, 이렇게 두 곳이 손꼽힌다. 이 중 에어버스는 매년 비행기 제조회사 관계자와 과학자, 항공기 전문 기자가 한자리에 모여 최신 비행기 기술을 선보이고 토론하는 ‘이노베이션 데이’ 행사를 개최한다. 과연 올해는 어떤 새로운 비행기가 등장했을까? ‘어린이과학동아’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최근 열린 행사장을 직접 찾아가 봤다.

행사장 안 곳곳에 발표 자료와 비행기 부품이 전시돼 있었다. 이번 행사에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은 주제는 비행기의 연료 효율성이었다. 비행기는 대기를 오염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비행기에 사용하는 항공유는 화석연료의 일종이기 때문에 질소산화물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특히 자동차와 기차, 배 같은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최대 20배나 많다.

하지만 비행기는 현재 먼 곳을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가장 유용한 교통수단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비행기의 연료를 적게 쓰면서도 멀리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 상어를 닮은 날개의 비밀

샤크렛처럼 날개 끝을 구부리면 와류가 적게 발생해 연료를 적게 쓸 수 있다. ⓒ에어버스
샤크렛처럼 날개 끝을 구부리면 와류가 적게 발생해 연료를 적게 쓸 수 있다. ⓒ에어버스
새롭게 만들어진 A320의 가장 큰 특징은 날개다. 다른 비행기 날개보다 폭이 좁고 더 많이 구부러져 있어서 알파벳 대문자 ‘L’ 모양을 하고 있다. ‘샤크렛’이라고 불리는 이 날개 모양은 비행기의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에어버스만의 새로운 기술이다. 샤크렛은 상어 등에 수직으로 서 있는 등지느러미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일반적으로 비행기가 비행할 때 날개 끝에 회오리바람이 생긴다. 수평 형태의 날개에 부딪힌 공기는 날개 위와 아래로 나뉘어 흐르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 날개 위아래의 기압이 달라지는데, 높은 기압의 아래쪽 공기가 낮은 기압인 위쪽으로 올라오기 위해 날개를 따라 끝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공기의 움직임 때문에 날개 끝에 다다른 공기는 날개를 감싸듯 회오리친다. 이 힘을 ‘와류’라고 부른다.

와류는 비행기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공기 저항’의 일종이다. 와류가 클수록 비행기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많은 힘을 써야 하고, 결국 연료를 더 많이 쓰게 된다. 그런데 날개 끝을 샤크렛처럼 크게 구부리면 와류를 줄일 수 있다. 부드럽게 구부러진 부분이 공기의 흐름을 바꿔 회오리가 만들어지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다. 그러면 연료 사용량을 기존의 날개보다 4% 줄일 수 있고, 연료 효율성은 15% 높일 수 있다.

○ 3D 프린팅도 한몫

오라클 USA팀의 요트가 다른 팀 요트와 경쟁을 벌이는 모습. ⓒACEA 2016 / Photo Ricardo Pinto
오라클 USA팀의 요트가 다른 팀 요트와 경쟁을 벌이는 모습. ⓒACEA 2016 / Photo Ricardo Pinto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은 비행기의 무게를 줄이는 것이다. 비행기 무게를 1% 줄이면 연료 사용량을 0.75% 정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비행기를 만드는 데 3차원(3D) 프린팅을 활용하고 있다.

현재 가장 큰 비행기인 A380이나 보잉777 항공기의 경우 부품 개수가 200만 개가 넘는다. 비행기 한 대를 만들기 위해선 이 많은 부품을 따로 만든 뒤 다시 조립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3D 프린터로 비행기 전체를 한꺼번에 만들면 무게는 물론이고 만드는 시간을 훨씬 줄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에어버스에서 3D 프린팅으로만 만든 비행기 ‘토르(THOR)’가 있다. 가로, 세로 4m 크기의 이 비행기는 무게가 21kg일 정도로 가볍다.

○ 요트의 수중날개를 샤크렛처럼


오라클 USA팀은 ‘아메리카스컵’에 참가해 지난 2회 연속 우승한 강팀이다. 그리고 2014년부터는 저항을 줄이고 요트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비행기 제조회사인 에어버스와 함께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물에서는 공기 중에서보다 움직이기가 어렵다. 물의 밀도가 공기보다 800배 높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물에서는 요트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힘이 훨씬 크다. 그래서 사람들은 요트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바닥에 ‘ㄴ’자 모양의 날개를 붙이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요트 아래에 날개를 붙인 채로 바다를 달리면 비행기가 날 때와 비슷한 상황이 일어난다. 수평 모양의 날개에 부딪힌 물은 날개 위아래로 나뉘어 흐르고, 아래쪽의 수압이 위쪽보다 커진다. 이런 수압 차이 때문에 날개 아래쪽에서 요트를 위로 밀어 올리는 힘이 생긴다. 이 힘을 ‘양력’이라고 한다. 이 양력의 영향으로 요트의 밑바닥이 물 위로 떠오르게 된다.

이때 요트 바닥이 위로 떠오르기 때문에 마치 요트가 물 위를 나는 것처럼 보인다. 양력은 요트의 속도와 비례하기 때문에 속도가 빠를수록 요트가 더 높이 떠오를 수 있다.

오라클 USA팀은 A320에 사용한 샤크렛과 똑같은 모양의 날개를 만들어 요트에 달았다. 또한 요트에 300개의 센서를 붙여 풍속과 풍향 등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손목시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더 빠른 기록을 세우며 우승할 수 있었다.
 
이윤선 어린이과학동아 기자 petiteyoon@donga.com
#요트#친환경#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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