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00] 신라대 컴퓨터SW공학부, 실전적 글로벌 SW 전문가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7일 14시 29분


코멘트
학생들은 정기적으로 산업체 전문가를 초청해 특강을 듣는다.
학생들은 정기적으로 산업체 전문가를 초청해 특강을 듣는다.
“지금을 흔히 지식과 정보의 시대라고 말합니다. 지식을 창출하고 정보를 활용해서 더 편리한 세상을 만드는 바탕에는 IT란 게 있지요. 즉 IT가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IT에는 여러 기술이 있습니다만 가장 핵심이 무얼까요? 바로 소프트웨어(SW)입니다. 앱이 없는 스마트폰을 생각할 수 없고 운영체제(OS) 없는 컴퓨터를 상상할 수 없듯이, 소프트웨어는 사람을 움직이는 정신과 같은 것입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소프트웨어, 사람을 웃기고 울리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싶지 않습니까? 우리 학부는 바로 여러분이 세상을 움직이는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해주겠습니다.”

신라대 컴퓨터SW공학부 김충석 교수(학부장)가 고등학생을 위한 진로·진학 강연에서 한 말이다. 김 교수의 말은 허언이 아니다. 미래 유망직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술 직종이 선두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시사전문지 US News&World Report가 올해 30개 미래 유망직업을 선정한 결과 컴퓨터 시스템 분석가(3위, 평균연봉 8만2710달러), 소프트웨어 개발자(13위, 9만5510달러), 웹 개발자(20위, 6만3490달러), IT매니저(29위, 12만7640달러) 등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직업이 수위를 차지했다.

김충석 교수가 “신라대가 창의적인 IT 소프트웨어 인재로 키워주겠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은 이 학부의 축적된 학문 역량을 믿기 때문이다. 이 학부는 1988년 전자계산학과로 문을 열었다. 이후 1999년 컴퓨터정보공학부, 2002년 IT디자인대학내 컴퓨터정보공학부, 2010년 공대내 컴퓨터공학과를 거쳐 2016년 5월 교육부의 프라임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MICT융합공과대학내 컴퓨터SW공학부로 변신했다.

28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 학부는 축적된 학문 역량을 자산으로 삼되, 기존 학과의 재학생을 따로 편입시키지는 않는다고 한다. 2017학년도부터 100명의 신입생을 모집해 3개의 최첨단 전공으로 새롭게 운영할 예정이라는 것. 전공은 3개로 △하나의 네트워크에 모든 기기가 연동되는 세상을 구현하는 IoT 융합전공 △세상의 모든 데이터를 모아두고 유용한 핵심정보만을 꺼내 쓰는 클라우드/빅데이터 전공 △정보 세계의 경찰관을 양성하는 정보보안 전공 등이다.

3개 전공을 지도하기 위해 14명의 교수진이 포진돼 있고, 프라임 사업으로 규모가 학부 체제로 확대됨으로써 3, 4명의 교수를 추가로 임용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특히 산업체 근무 경력을 가진 산학협력교수가 대거 합류해 학생들의 프로젝트 수행과 취업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새 학부의 교육 핵심은 학생, 교수(산학교수 포함), 참여기업이 삼위일체를 이뤄 현장에서 요구하는 실전적 실무인력을 양성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산학협력 프로젝트(캡스톤 디자인)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산학프로젝트(SW프로젝트)를 총괄하는 교수(산학중점교수), 참여기업체의 멘토(현장 전문인력), 학생들이 참여해서 프로젝트를 도출하면 학교에서 지원한 교육용 팹랩(Fab Lab)을 기반으로 캡스톤 디자인을 하게 된다. 캡스톤 디자인은 일반형과 실무형으로 나뉜다. 일반형은 학생들이 도출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기초기술들을 습득하며 초기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과정으로 3학년 때 한다. 실무형은 실전에 가까운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과정으로 4학년 1학기에 한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프로젝트는 발표회와 참가기업의 평가를 통해 마무리된다. 학생들에게는 이 프로젝트 자체가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가 되는 셈.

사회가 요구하는 실전적 SW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는 만큼 학생들은 처음부터 사회 진출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받게 되는 것도 특징이다. 이 학부는 학생들의 졸업 후 진출 유형을 취업형(실무맞춤형 취업, 채용약정형 취업, 글로벌 취업), 창업형(창업맞춤), 진학형(산업연구)으로 구분해 놓고 있는데 학생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유형별로 서로 다른 교육 과정을 밟게 된다. 이를테면 채용약정 취업형의 경우 공통 교육과정 외에 기업체별로 요구하는 맞춤형 교과목 6학점을 이수하고, 맞춤형 트랙 교과목은 해당 산업체 전문가의 코티칭(co-teaching)을 거치도록 돼 있다. 글로벌 취업형의 경우 해외장기현장실습을 위한 사전 교과목(3학점)을 이수한 후 해외 실습을 통해 16학점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싱가포르 현지 기업에 취직해 근무중인 신라대 선배(최상영 씨)와 후배(신진규 씨).
싱가포르 현지 기업에 취직해 근무중인 신라대 선배(최상영 씨)와 후배(신진규 씨).
특히 이 학부가 글로벌 진출을 별도의 취업형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은 졸업생들의 활발한 국제 활동이 그 배경이다. 김 교수는 자신이 직접 지도했던 제자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지난해 9월 98학번인 제자(최상영)가 연구실로 찾아왔다. 제자는 졸업 후 경남 양산의 소프트웨어 전문 중소기업에 취업했던 것으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싱가포르의 Rokko Systems라는 반도체 전문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팀장을 맡고 있다고 했다. 3주의 휴가를 얻어 한국에 들어오면서 회사로부터 직원 스카우트 임무까지 부여받았는데 가능하면 신라대 후배를 데려가고 싶다는 거였다. 제자의 요구 조건은 간단했다. 인성(人性)이 최우선이고, 다국적 사람들이 근무하는 외국인 회사인 만큼 영어로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하며, 컴퓨터 프로그래밍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으면 된다는 거였다. 마침 해외취업 준비를 착실히 해온 4학년 제자(신진규, 04학번)가 눈에 띄어 추천했다. 신 군은 선배와의 면담에서 바로 채용이 결정됐고, 지난해 11월 중순 싱가포르로 떠났다. 나는 이것을 보면서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오고, 준비된 자만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의 의미를 새삼 깨달았다.”

김 교수는 이를 계기로 새 학부를 발족하면서 아예 글로벌 취업 유형을 별도로 마련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학생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이 학부를 졸업하면 취업 걱정을 별로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김 교수에 의하면 과거 학과(학부)의 취업 실적도 평균 70% 이상이었다는 것. 졸업생들은 주로 동남권 지역의 기업체로 진출했지만, 새 학부의 졸업생들은 서울 수도권으로 진출하는 학생들이 2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학비 걱정도 덜하다. 학부가 프라임 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을 파격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한다. 프라임 사업 선정 이전에도 지역선도대학사업에 선정돼 학교 장학금과는 별도로 1년에 5000만 원 정도를 지급했다는 것.

새 학부에 입학하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자료는 없다. 다만 기존 컴퓨터공학과의 2016학년도 수시 경쟁률은 6.56 대 1이었다는 게 입학처 관계자의 말이다.

부산=안영배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