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고향에선]고인돌-천불천탑-적벽… ‘스톤 벨트’로 묶어 명품관광지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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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문화의 보물창고’ 화순군

선사시대 거석문화의 산물인 전남 화순군의 고인돌군(群)은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 대신리 일대 계곡을 따라 약 10km에 걸쳐 500여 기가 밀집해 있다. 보존 상태가 좋고 고인돌의 축조 과정을 보여주는 채석장이 발견돼 당시의 석재를 다루는 기술, 축조와 운반 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화순군은 고인돌뿐 아니라 천불천탑(千佛千塔)의 신비를 간직한 운주사, 천하제일경 화순 적벽(赤壁), 북면 서유리 공룡발자국 화석지, 무등산 주상절리대 등 돌과 관련된 문화유적이 유난히 많다. 돌을 빼놓고 화순의 문화를 얘기할 수 없을 정도다. 그래서 화순군은 돌 문화의 보물창고로 불린다.

○ 세계거석테마파크 첫 삽

전남 화순군 도곡면 효산리 고인돌 유적지에 열린 ‘2016 화순고인돌문화축제’ 참가자들이 고인돌을 끌고 있다. 화순군 제공
전남 화순군 도곡면 효산리 고인돌 유적지에 열린 ‘2016 화순고인돌문화축제’ 참가자들이 고인돌을 끌고 있다. 화순군 제공
화순군은 요즘 돌과 관련이 있는 유적지에 ‘명품 관광’이라는 옷을 입히는 사업이 한창이다. 다양한 시대를 대표하는 돌 유적지를 관광문화벨트로 묶어 연계관광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화순군은 최근 도곡면 효산리 세계유산 고인돌 유적지 시설지구에 ‘세계거석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2017년 말까지 국비 30억 원 등 총 사업비 50억 원을 들여 1만6665m² 터에 테마파크를 조성한다. 이곳에는 칠레 이스터 섬의 모아이 석상, 중국 석붕(石棚), 프랑스 로체 고인돌, 세네감비아 환상열석, 북한 관산리 고인돌, 콜롬비아 산아구스틴 고인돌, 인도 우산돌 등 7개국 거석 모형을 원형대로 재현한다. 영국 스톤헨지 등 10개국 거석을 소개하는 안내판도 설치할 계획이다. 화순군은 거석 조형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고고학, 디자인, 조경 등 분야별 전문가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조형물 설치 대상 7개국 거석을 선정했다.

효산리 고인돌군과 500m 떨어져 있는 테마파크에는 야외무대와 산책로, 주차장, 쉼터, 관리동 등 부대시설도 들어선다. 시설지구에는 선사체험장도 건립되고 있다. 체험장은 고인돌을 만들기 위해 돌을 채취해 다듬고 운반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당시의 의식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최옥경 화순군 문화관광과장은 “현재 조성 중인 선사체험장과 테마파크를 역사·문화·체험·놀이공간으로 만들어 화순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 돌 문화 보물창고

화순 적벽은 동복댐 상류에서부터 7km 구간에 형성된 절벽으로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1982년 전남도기념물 제60호로 지정됐지만 3년 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이면서 출입이 통제됐다가 2014년 10월 개방됐다. 3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적벽은 전국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적벽의 비경이 탐방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에만 버스투어로 3만 명이 다녀갔다. 군은 적벽의 국가 명승 지정을 추진하는 한편 진입도로를 정비하고 포토존을 설치하는 등 탐방객 편의시설을 크게 늘렸다.

천년 고찰인 운주사는 현재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운주사는 연화탑과 굴미륵석불, 보물 제796호인 9층석탑, 보물 제797호인 석조불감, 보물 제798호인 원형다층석탑, 부부 와불 등의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 불상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와불은 천불천탑 중 마지막 불상으로 나란히 누워 있는 모습이다. 화순군은 올 4월 문화재청에 세계유산 잠정목록 신청서를 제출했다. 세계유산에 등재되려면 최소 1년 전까지 잠정목록에 등재돼야 한다. 문화재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정식 등재를 신청하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현지 실사를 벌인 뒤 등재,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등 결정을 내린다.

선사문화를 체험하는 ‘고인돌문화축제’도 명품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 매년 도곡면 고인돌 유적지 일대에서 열리는 축제는 고인돌 끌기, 들돌 들기, 고인돌 옛길 탐방, 불 일으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풍성해 역사문화교육의 장으로 인기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선사문화#고인돌문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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