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녀 2명 중 1명 “결혼 전제 ‘혼전동거’ 찬성”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2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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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 중 1명은 결혼을 전제로 한다면 ‘혼전동거’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라는 기존의 결혼 관행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5년도 전국 출산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44세 미혼남녀 2383명(남 1096명, 여 128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결혼을 전제로 한 혼전 동거’에 대해 남성은 68.1%, 여성은 51.2%가 찬성했다. 다만 ‘결혼과 무관하게 동거할 수 있다’는 질문에는 남성 50.1%가 찬성했지만, 여성은 29.8%만 찬성해 차이를 드러냈다.

‘혼인신고는 결혼 후 함께 살아 본 후 하는 것이 좋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남성은 44%, 여성 54.8%가 찬성했다. 이 같은 응답은 이혼 후 겪어야 할 사회적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여성에게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자녀 양육부담의 차이 탓에 ‘결혼해도 자녀를 갖지 않을 수 있다’는 질문에 남성은 47.4%만 찬성했지만 여성 60.9%가 찬성했다.

또 남성 60.4%, 여성 74.3%가 ‘부부갈등을 해결할 수 없으면 이혼하는 게 낫다’고 답했다. ‘자녀가 있어도 이혼할 수 있다’에 대해 남성의 50.7%, 여성의 72.1%가 찬성했다.

한편 현재의 결혼 관행에 대해서도 젊은 미혼남녀의 거부감이 컸다. 남성의 79%, 여성의 72.3%가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를 각각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반대했다. 특히 남성은 대학생 등 연령대가 낮을수록 반대의견이 강했다. 현재의 경기침체, 고용불안에서 남성 혼자 힘으로 신혼집을 구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남성의 75.8%, 여성의 81.8%는 ‘아내가 경력을 쌓기보다 남편이 경력을 쌓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에 반대했다. ‘남편이 할 일은 돈 버는 것이고, 아내가 할 일은 가정과 가족을 돌보는 것이 맞다’란 질문에 대해서도 남성의 20%, 여성의 13.7% 만 찬성했다. 보사연 측은 “현재의 경기침체, 취업의 어려움, 미래에 대한 불안, 육아문제 등 한국 청춘들의 속내가 담겨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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