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미세먼지 잡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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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1그루가 年 35.7g 미세먼지 흡수
서울시 배출량 42% 숲이 흡수… 도심 기온 낮추고 車소음 감소
산림청 “도시숲 확산 운동 전개”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빅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나무 한 그루가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나 도시 숲 확대가 미세먼지 감소를 위한 핵심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나무 47그루가 경유차 1대의 연간 미세먼지 배출량(1680g)을 전량 흡수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도시 숲을 확대해 미세먼지 억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일 산림청에 따르면 1ha의 숲은 연간 168kg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을 흡수한다. 서울시 전체 산림면적(1만5719ha)을 기준으로 할 때 서울시에서 연간 배출되는 미세먼지 1727t(2012년 기준)의 42%에 해당하는 723t을 숲이 흡수하는 셈이다. 나무에 흡수된 미세먼지는 다른 물질로 변화돼 나무의 부피생장에 활용된다.

이외에도 도심 숲은 여름 한낮 평균 기온을 3∼7도 낮춰주고, 평균 습도는 9∼23% 높여준다. 버즘나무 한 그루가 15평형 에어컨 5대를 5시간 가동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 또 폭 30cm, 높이 15m의 큰 나무는 소음을 10dB(데시벨) 정도 감소시키고 도로변 양쪽과 중앙의 가로수는 자동차 소음을 75% 감소시킨다.

도시에 조성된 숲이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차 1대가 연간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전량 흡수하는
 데에는 나무 47그루가 필요하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조성된 삼릉도시숲 전경. 산림청 제공
도시에 조성된 숲이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차 1대가 연간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전량 흡수하는 데에는 나무 47그루가 필요하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조성된 삼릉도시숲 전경. 산림청 제공
느티나무 한 그루는 성인 7명이 1년간 필요로 하는 산소를 배출하고 연간 이산화탄소도 2.5t이나 흡수한다.

산림청은 그동안 도시 숲 확산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및 기업, 시민, 비정부기구와 협력해 왔다. 종전 정부와 지자체 주도 방식에서 탈피해 국민과 기업이 도시 숲을 직접 조성해 관리하고 참여하는 민관협업 국민운동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에만 전국 686곳에 91만 m²(축구장 127개 크기)에 도시 숲을 새로 조성했다.

정부도 산림청의 이런 민관협업 모델을 ‘정부 3.0 우수 사례’로 선정해 22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6 정부 3.0 국민체험마당’에서 집중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인구의 91%가 거주하는 우리나라 도시에서 숲은 외국 선진국에 비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인당 9m²의 도시 숲을 권고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8.32m²에 그치고 있다. 또 도시 숲과 관련된 정부 예산도 매년 축소돼 국민·기업·정부가 협업하는 도시 크러스트 녹화운동을 확대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창재 산림청 산림자원국장은 “기업은 숲 조성 자금을 지원하거나 수목·편의시설을 기증하고, 시민과 NGO(비정부기구)는 이를 조성하고 관리하는 새로운 녹화운동이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미세먼지#초미세먼지#도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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