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이랑의 진로탐험]빅데이터 전문가의 역할과 전망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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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우리가 사람들과 나눈 대화는 녹음하거나 기록하지 않는 한 허공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하지만 디지털 세상 속 소통의 흔적은 우리의 손끝으로 기록돼 고스란히 데이터로 남게 되지요. 스마트폰의 대화 내용,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 남긴 정보들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로 축적됩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물건의 수많은 판매정보는 어떤 사람이 최근 어떤 상품을 선호하는지 아는 데 유용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해시태그(게시물에 꼬리표를 다는 기능)를 통해서는 최신 유행과 시장 트렌드를 쉽게 분석해낼 수 있습니다. 스마트 기기로 언제 어디서나 디지털 세상에 접속할 수 있게 되면서 우리가 디지털 세상을 돌아다닌 기록은 ‘빅데이터’란 새로운 가치로 탄생됩니다. 빅데이터 전문가는 이런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의미 있는 결과로 분석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들은 실시간 쏟아지는 빅데이터를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지 기획하는 일부터 통계적으로 분석해 결과를 해석하고 응용하는 일을 합니다. 빅데이터 전문가가 분석하는 데이터는 금융, 의료, 교통, 통신, 판매, 공공서비스 등으로 매우 다양합니다. 일례로 기상청에서는 호우, 풍랑, 강풍, 한파 등 기상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해 항공기의 이륙과 운항, 착륙 등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한 대형병원에서는 유전체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발표했는데요, 인간의 유전자 중에서 여러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유전자를 찾아내 질병을 쉽게 분류해내는 의학 통계 알고리즘을 만들어낸 것이죠. 사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범죄 프로파일링도 범죄 정보가 대량으로 쌓이면서 빅데이터 분석과 유사한 분석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경찰청에서는 범죄 유형에 따른 지역과 시간대별 범죄다발지역, 위험도 등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범죄율을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기도 하죠.

해외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을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의 범위에서 연구하고 응용하는 추세입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등 유수의 대학에서는 이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과정이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졸업생은 고액의 연봉을 받고 글로벌 인터넷 기업이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진출하고 있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서도 빅데이터 전문 인력에 대한 인기가 높은 편입니다. 대부분의 정보가 디지털화되면서 앞으로는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영역이 더 늘어나게 되고, 그러면 디지털 정보의 증가와 함께 빅데이터 전문가의 역할도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빅데이터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통계학 또는 컴퓨터공학, 산업공학 등을 전공하면 도움이 됩니다. 또 분석 주제에 따라서 경영학이나 마케팅 분야의 지식과 경험이 있으면 이를 융합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데이터 분석과 해석이란 작업의 재미를 느껴보고 싶은 친구라면 인문학과 통계, 수학, 소프트웨어에 폭넓게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이랑 한국고용정보원 전임연구원
#빅데이터 전문가#정보#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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