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국제슬로시티’ 재인증받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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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서 전주시 전체로 확대… 전통문화 중심지로 자리매김 발판
1000만 관광객 유치 청신호

전북 전주시가 국제슬로시티로 재인증받아 1000만 관광객 유치와 전통문화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2010년 11월 전주 한옥마을에만 지정됐던 국제슬로시티 인증이 재인증 과정에서 전주시 전체로 확대됐다. 슬로시티는 전통과 자연을 보전하고 느림의 미학이 살아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국제슬로시티연맹이 인증하며 5년마다 재인증 절차를 거친다.

국제슬로시티연맹은 “지난 5년 동안 전주시가 펼친 슬로시티 운동의 성과와 실적을 검토한 결과 긍정적인 성과를 이뤘다고 판단해 전주시를 슬로시티 회원 도시로 재인증했다”는 입장을 최근 전주시에 보내왔다.

전주시 전역에 대한 국제슬로시티 재인증은 앞선 5년간 전주가 전통과 자연, 문화를 잘 보전하며 지속 가능한 도시로 성장해 왔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번 인증은 해당 지역을 한옥마을에서 전주시 전체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주 한옥마을의 경우 한 해 방문객이 1000만 명에 육박하면서 심각한 교통난과 밀려드는 인파로 재인증을 앞두고 탈락 우려가 제기돼 왔다.

전주시가 재인증의 문턱을 넘어선 것은 민관의 유기적인 협력이 가장 큰 힘이 됐다.

전주시는 한옥마을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국제슬로시티의 가치와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전주한옥마을사업소’를 한옥마을 안으로 전진 배치해 사람 중심의 보행권 확보와 교통 환경, 노점, 숙박 체험 등의 문제점을 개선했다. 한국 속 전주 이야기와 인문학 전주, 주말 야간 상설 공연, 경기전 콘텐츠 강화 등의 시책을 펴 왔다. 느림과 친환경, 문화예술, 생태라는 국제슬로시티의 규정에 부응하기 위해서였다.

전주시는 지난해부터 재인증을 받기 위해 전통문화관광형, 생태형 슬로시티 도시 브랜드 구축에 힘썼고 느림과 자유, 기쁨, 참여, 화합의 커뮤니티 만들기에 앞장서 왔다.

이를 통해 국제슬로시티 지정 초기 350만 명이던 한옥마을의 연간 방문객이 지난해 965만 명으로 3배 가까이로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달 중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열리는 국제슬로시티 시장 총회에 이어 슬로시티 가입 도시를 방문하고 8월 말까지 2기 슬로시티 실행 계획안을 수립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시가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연중 밀려드는 인파와 상업성으로 한옥마을의 정체성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고 전통과는 거리가 먼 음식이나 문화가 슬로시티 정신에 과연 부합하는가 하는 의문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999년 이탈리아에서 출범한 국제슬로시티연맹에는 현재 30개국 213개 도시가 가입돼 있다. 국내에서는 전주를 비롯해 11개 도시가 가입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4월 열린 한국슬로시티 시장·군수 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제4기 회장으로 선출돼 8월 26일부터 2년간 회장직을 맡는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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