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소설 이어 음악까지… 인공지능의 진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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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작곡 노래, 국내서도 첫선… 안창욱 교수 개발 ‘보이드’, 2곡 음원 공개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작곡가를 만든 안창욱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오른쪽)와 같은 학과 박사 과정 학생 정재훈 씨. 안창욱 교수 제공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작곡가를 만든 안창욱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오른쪽)와 같은 학과 박사 과정 학생 정재훈 씨. 안창욱 교수 제공
해외에 이어 국내에서도 인공지능(AI) 작곡가가 만든 음악이 처음 나왔다.

24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AI 작곡가 ‘보이드(boid)’가 만든 음악 ‘그레이(grey)’와 ‘캐비티(cavity)’가 최근 음원공유 사이트 멜론과 지니에 공개됐다. 보이드는 새들의 움직임과 같이 무질서해 보이는 자연계 현상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규칙성을 의미하는 물리학 용어다.

보이드는 안창욱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 교수(39)와 같은 학과 박사과정 학생 정재훈 씨(29)가 개발한 AI 프로그램이다. 안 교수는 광주과학기술원(GIST) 컴퓨터공학과 박사과정에 있을 때 AI 음악에 관심을 가졌다. 2013년 학부생이던 정 씨가 안 교수의 연구실에 합류하면서 둘은 본격적으로 AI 작곡가 개발을 시작했다.

보이드는 학습한 곡들로부터 음악적 요소들을 빼낸 뒤 이를 조합해 무작위로 새로운 곡들을 만든다. 그렇게 만든 곡들로부터 또다시 진화된 곡을 뽑아낸다. 안 교수는 “구글의 바둑 AI 알파고가 셀프 대국을 하면서 진화해 나가는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미국에서는 AI가 고유한 작곡 스타일을 가진 앨범을 발표했고, 일본 정부는 AI의 음악이나 그림 등에 대한 저작권 검토를 하기 시작했다.

 

○ 日선 AI 피아노 5중주 협연… 야마하 개발…베를린필 4명과 ‘송어’ 20분 연주


19일 도쿄예술대에서 인공지능(AI) 피아노와 베를린 필하모니 소속 현악 4중주단이 슈베르트의 ‘송어’를 합주하고 있다. 도쿄예술대 제공
19일 도쿄예술대에서 인공지능(AI) 피아노와 베를린 필하모니 소속 현악 4중주단이 슈베르트의 ‘송어’를 합주하고 있다. 도쿄예술대 제공
인공지능(AI) 피아노가 세계 최고 권위의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 관현악단 소속 현악 4중주단과 합주에 성공했다. 그것도 20세기를 대표하는 러시아 출신 피아노의 대가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1915∼1997) 스타일로.

일본 야마하사가 개발한 AI 피아노가 19일 도쿄예술대 음악홀에서 베를린 필하모니 관현악단의 현역 연주자 4명과 슈베르트의 피아노 5중주 ‘송어’의 4, 5악장 연주에 성공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이 피아노는 마이크로 협연자들의 선율을 듣고, 협연자 앞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그들의 손동작을 쫓으면서 20여 분의 협연을 마쳤다. 음이 다소 딱딱하고 완급의 차이가 큰 소절에서 템포가 조금 어긋나긴 했지만 5악장의 첫머리 부분에서는 음악가 4명이 연주해 내는 음에 완벽하게 타이밍을 맞췄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리히터의 1980년대 ‘송어’ 명연주의 상당 부분을 재현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높였다. 이 AI 피아노 개발에 참여한 마쓰시타 이사오(松下功) 도쿄예술대 부총장은 “지금까지 실현하지 못했던 전설적인 음악가와 현대 연주가의 협연이 가능해져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예술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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