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시장이 보낸 서한문 효과… 中주룽차 10만대 생산 MOU 체결
인도 마힌드라 사장도 21일 접견
광주를 친환경 차량 생산 허브로 만드는 자동차 100만 대 생산도시 조성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배경에는 윤장현 광주시장이 국내외 24개 전기자동차 생산회사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서한문이 있다.
광주시는 21일 인도 기업인 마힌드라 코리아의 딜리프 순다람 사장이 광주시청을 찾아 윤 시장을 접견한다고 20일 밝혔다. 마힌드라그룹은 100개국 이상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으로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이며 전기차도 생산하고 있다. 면담은 윤 시장이 지난달 4일 보낸 서한문을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읽고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을 통해 마힌드라그룹은 광주 투자 가능성을 저울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16일 중국 ㈜주룽자동차는 2020년까지 2500억 원을 투자해 빛그린 산업단지 66만 m²에 연간 승합차 10만 대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짓는 양해각서(MOU)를 광주시와 체결했다. 국내에 중국 자동차 공장이 건립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6월부터 광주시와 협의하던 주룽자동차는 윤 시장의 서한문을 받고 투자를 최종 결정했다.
주룽자동차는 올 하반기 공장 설계에 들어가는 한편 지역 기업과 협력해 시험·상업용 자동차 200대를 먼저 생산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15∼18인승 전기승합차 2000대를 만든 뒤 2020년에는 전기승합차 2만 대, 기타 차종 8만 대를 생산하는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주룽자동차는 동남아 지역의 관광 활성화로 승합차 수요가 급증하는 데다 한국에서도 학원 통학과 여행 등 다목적 승합차 수요가 늘어나는 데 주목했다. 차량부품 51% 이상을 국내산으로 할 경우 한국산(Made In Korea) 판매도 가능해 고급화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도 고려됐다.
주룽자동차가 광주에 둥지를 튼 것은 지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도 한몫했다. 광주에는 1960년대 기아자동차 전신인 아시아자동차 공장이 자리하면서 승합차와 버스 트럭 등 상용차 분야의 협력업체가 많다. 금형산업이 발달해 뛰어난 품질을 확보한 부품업체가 많고 자동차 배터리 산업도 활성화돼 있다.
앞서 윤 시장은 지난달 4일 국내외 전기자동차 회사 24곳의 CEO에게 A4 용지 2장 분량의 서한문을 보낸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 마힌드라그룹, 주룽자동차 외에도 서한문을 받은 다른 기업 한 곳이 광주시와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서한문에는 친환경자동차 공장을 설립할 수 있는 광주의 여건이 적혀 있다. 또 자동차 100만 대 생산기지 조성 사업과 근로자들의 적정 임금, 책임 고용환경을 만드는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이 밖에 광주에 투자를 하면 적극적인 행정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도 담겨 있다.
윤 시장은 2014년 민선 6기 취임 이후 광주를 자동차 100만 대 생산도시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에서 사업 초기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했지만 그는 열악한 지역 생산기반 여건을 극복하고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려는 꿈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광주는 현재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연간 자동차 62만 대를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광주 자동차 100만 대 생산기지 조성사업은 광주 광산구와 전남 함평군에 건설되는 빛그린 산업단지 406만 m²에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등의 생산단지를 조성해 차량 38만 대를 추가로 만드는 것이다.
광주 자동차 100만 대 생산도시 조성사업은 현재 예산 3450억 원 규모로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의 핵심은 광주형 일자리다. 광주형 일자리는 근로자들이 완성차와 협력업체 직원 간의 임금차를 줄인 중간임금을 받고 그 대신 노사협의회 강화, 노동시간 단축, 고용 안정 등 책임과 권한이 커진다.
윤 시장은 “1997년 기아차가 부도가 나자 광주경제가 곤두박질쳤다”며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자동차 100만 대 생산도시 조성사업을 꼭 성공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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