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친환경차 생산 허브로…”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 가속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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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시장이 보낸 서한문 효과… 中주룽차 10만대 생산 MOU 체결
인도 마힌드라 사장도 21일 접견

윤장현 광주시장은 18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에 참석해 자치단체장들과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에게 친환경자동차 선도 도시 광주의 장점을 알렸다. 광주시 제공
윤장현 광주시장은 18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에 참석해 자치단체장들과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에게 친환경자동차 선도 도시 광주의 장점을 알렸다. 광주시 제공
광주를 친환경 차량 생산 허브로 만드는 자동차 100만 대 생산도시 조성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배경에는 윤장현 광주시장이 국내외 24개 전기자동차 생산회사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서한문이 있다.

광주시는 21일 인도 기업인 마힌드라 코리아의 딜리프 순다람 사장이 광주시청을 찾아 윤 시장을 접견한다고 20일 밝혔다. 마힌드라그룹은 100개국 이상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으로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이며 전기차도 생산하고 있다. 면담은 윤 시장이 지난달 4일 보낸 서한문을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읽고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을 통해 마힌드라그룹은 광주 투자 가능성을 저울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16일 중국 ㈜주룽자동차는 2020년까지 2500억 원을 투자해 빛그린 산업단지 66만 m²에 연간 승합차 10만 대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짓는 양해각서(MOU)를 광주시와 체결했다. 국내에 중국 자동차 공장이 건립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6월부터 광주시와 협의하던 주룽자동차는 윤 시장의 서한문을 받고 투자를 최종 결정했다.

주룽자동차는 올 하반기 공장 설계에 들어가는 한편 지역 기업과 협력해 시험·상업용 자동차 200대를 먼저 생산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15∼18인승 전기승합차 2000대를 만든 뒤 2020년에는 전기승합차 2만 대, 기타 차종 8만 대를 생산하는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주룽자동차는 동남아 지역의 관광 활성화로 승합차 수요가 급증하는 데다 한국에서도 학원 통학과 여행 등 다목적 승합차 수요가 늘어나는 데 주목했다. 차량부품 51% 이상을 국내산으로 할 경우 한국산(Made In Korea) 판매도 가능해 고급화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도 고려됐다.

주룽자동차가 광주에 둥지를 튼 것은 지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도 한몫했다. 광주에는 1960년대 기아자동차 전신인 아시아자동차 공장이 자리하면서 승합차와 버스 트럭 등 상용차 분야의 협력업체가 많다. 금형산업이 발달해 뛰어난 품질을 확보한 부품업체가 많고 자동차 배터리 산업도 활성화돼 있다.

앞서 윤 시장은 지난달 4일 국내외 전기자동차 회사 24곳의 CEO에게 A4 용지 2장 분량의 서한문을 보낸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 마힌드라그룹, 주룽자동차 외에도 서한문을 받은 다른 기업 한 곳이 광주시와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서한문에는 친환경자동차 공장을 설립할 수 있는 광주의 여건이 적혀 있다. 또 자동차 100만 대 생산기지 조성 사업과 근로자들의 적정 임금, 책임 고용환경을 만드는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이 밖에 광주에 투자를 하면 적극적인 행정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도 담겨 있다.

윤 시장은 2014년 민선 6기 취임 이후 광주를 자동차 100만 대 생산도시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에서 사업 초기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했지만 그는 열악한 지역 생산기반 여건을 극복하고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려는 꿈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광주는 현재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연간 자동차 62만 대를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광주 자동차 100만 대 생산기지 조성사업은 광주 광산구와 전남 함평군에 건설되는 빛그린 산업단지 406만 m²에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등의 생산단지를 조성해 차량 38만 대를 추가로 만드는 것이다.

광주 자동차 100만 대 생산도시 조성사업은 현재 예산 3450억 원 규모로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의 핵심은 광주형 일자리다. 광주형 일자리는 근로자들이 완성차와 협력업체 직원 간의 임금차를 줄인 중간임금을 받고 그 대신 노사협의회 강화, 노동시간 단축, 고용 안정 등 책임과 권한이 커진다.

윤 시장은 “1997년 기아차가 부도가 나자 광주경제가 곤두박질쳤다”며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자동차 100만 대 생산도시 조성사업을 꼭 성공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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