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사스-원전사고로 끊긴 中-日항로 다시 잇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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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까지 전남 광양항과 일본 시모노세키항을 운항했던 1만6000t급 광양비츠호.이 항로에 카페리 운항이 재개되면 관광 활성화와 수출 물류 비용 절감 등이 기대되고 있다. 광양시 제공
2012년 2월까지 전남 광양항과 일본 시모노세키항을 운항했던 1만6000t급 광양비츠호.이 항로에 카페리 운항이 재개되면 관광 활성화와 수출 물류 비용 절감 등이 기대되고 있다. 광양시 제공
전남도가 2003년 중국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와 2012년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로 뱃길이 끊긴 중국과 일본 항로에 카페리 재취항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으로 지역 경제 파급 효과가 큰 크루즈 선사 유치에도 적극 나서는 등 동북아시대 해양관광과 물류 거점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 일본 중국 항로 재개 추진

전남도는 광양시, 여수광양항만공사, 광양라인㈜과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광양∼일본 시모노세키(下關) 항 간 카페리 취항을 추진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이를 위해 여수광양항만공사는 내년 광양항 국제여객터미널 운영 예산 6억 원을 책정했고 전남도와 광양시는 광양라인과 운항 손실 지원 금액을 협의하고 있다. 광양라인은 중국 선사와 카페리 구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광양∼시모노세키 항로에는 2011년 1월부터 카페리 ‘광양비츠’호(1만6000t급)가 취항했으나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 등으로 승객이 급감해 취항 1년여 만인 2012년 2월 운항을 중단했다.

전남도는 2017년 상반기를 목표로 목포∼중국 닝보(寧波)·저우산(舟山) 항로 재취항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 유망 선사를 유치하고 목포해양대에 물동량 유치 및 이윤 창출 방안, 운항 손실 금액 등과 관련한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 최근에는 목포시, 목포해양대, 목포신항만운영㈜ 관계자 등이 닝보·저우산 항을 방문해 카페리 접안 가능 선석 보유 여부, 화물·여객 수요 등을 점검했다. 목포∼닝보·저우산 항로에는 2002년 5개월간, 2006년 2개월간 각각 카페리가 운항했으나 막대한 운항 손실로 운항이 중단됐다. 김병주 전남도 해양수산국장은 “도내에서 생산되는 신선 농수산물의 대일 수출과 한중 자유무역협정 대응을 위해 광양∼일본, 목포∼중국 카페리 운항 재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크루즈 관광 활성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올해 외국 크루즈선의 전남 기항 횟수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전남도는 메르스 사태 이후 크루즈 관광 활성화를 위해 중국과 일본 주요 크루즈 선사와 접촉해 내년에 10회 기항을 약속받았다. 내년에 전남 여수항 등에 기항할 예정인 크루즈 선사의 기항 횟수는 국적별로 중국 9회, 일본 1회다.

예정대로 크루즈선이 전남에 입항한다면 내년에 외국인 관광객 1만여 명이 전남에서 쇼핑 등을 할 것으로 예상돼 지역 경제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크루즈 관광객 1인당 기항지 평균 지출액 1068달러(약 124만 원)를 토대로 산출하면 1만 명이 전남에서 지출하는 돈은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성과를 거두려면 지역 특화 쇼핑 거리 조성, 사후면세점 확대 등 관광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해양관광학회가 11일 주최한 전남 크루즈관광 경쟁력 제고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크루즈 기항지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윤주 부연구위원은 “남도 한정식 음식 콘텐츠를 강화하고 크루즈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등 소프트웨어 인프라뿐 아니라 대규모 단체 위주인 중국인 관광객에게는 쇼핑을, 소규모 위주인 일본인 관광객에게는 식도락·명품 요리 등을 선보이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성희 JR크리스탈크루즈앤쉬핑 대표는 “크루즈 관광객과 한류 마니아층을 겨냥한 역사·문화 콘텐츠, 먹방 프로그램 등을 통한 한국 역사·문화 콘텐츠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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