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식 전파… 건국대병원 등 하루새 3명 4차 감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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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어디까지]
확진자 150명으로 증가

‘1, 2차 고비는 넘어섰다. 하지만 새로운 3차 위협이 다가오고 있다.’

15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신규 환자가 5명에 그치고, 삼성서울병원에서도 1명밖에 환자가 나오지 않아 2차 확산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건국대병원, 송파 송태의내과의원 등에서 첫 환자가 발생했고, 정부 통제망을 벗어나 있다가 뒤늦게 확진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서울에서 산발적 4차 감염 이어져

3차 확산 가능성이 있는 신규 병원이 15일 서울에서도 나타났다.

건국대병원은 메르스 확진환자가 치료를 받았지만 추가 감염 없이 잘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결국 15일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150번 환자는 6일 이 병원에서 76번 환자와 같은 병실에 머물다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76번 환자가 말기암에 고관절 골절이 있어 움직이지 못해 접촉자가 비교적 적은 편이라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생한 147번 환자도 3차 감염자인 123번 환자가 송태의내과의원에서 감염시킨 4차 감염자다.

3만5000여 명이 근무하는 삼성전자 경기 수원사업장에서도 메르스 확진환자가 나왔다.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삼성서울병원에 체류한 142번 환자다. 삼성전자는 확진 판정 이전인 13일부터 같은 부서 직원 등 업무상 접촉이 많은 직원들에 대해 1차 자택격리 조치를 취했다.

○ 삼성서울병원 이어 건양대병원도 부분 폐쇄

삼성서울병원에 이어 대전 건양대병원도 추가 확산을 고려해 부분 폐쇄를 단행했다. 25일까지 응급실을 폐쇄하고 중환자실과 신규 외래 환자는 받지 않을 예정이다. 단, 필수적인 진료를 이어가야 할 재진 환자에게는 진료를 계속하기로 했다.

병원 폐쇄 조치는 이 병원 의료인의 감염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간호사인 148번 환자는 3일 36번 환자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하던 중 감염됐다. 정은경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36번 환자가 보호장구를 착용했지만 차후에 마스크와 고글을 만지면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 성남시의 7세 메르스 의심환자는 유전자 검사에서 1차 음성(10일), 2차 양성(12일), 3차 음성(13일)이 나와 16일 재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 응급실 이송직원 접촉자 차단 총력

정부는 3차 확산을 막기 위해 통제망에서 벗어나 있다가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은 잠재적 슈퍼 전파자 3명(137번, 138번, 143번 환자)의 주변을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이송원(137번 환자)과 접촉한 사람들을 찾아서 격리하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에게 노출된 뒤 2일 근육통, 발열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났지만 이후 10일까지 정상 근무를 하면서 90명 이상과 접촉했다. 특히 이송원은 환자를 휠체어 또는 이동 침상에 태우고, 병실 또는 검사실까지 이동시키는 업무를 하는 만큼 밀접 접촉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7일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와 접촉한 뒤 제대로 격리되지 않았던 삼성서울병원 의사(138번 환자)도 마찬가지다. 삼성서울병원은 137번과 138번 환자 등과 접촉한 약 4075명을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대전 대청병원의 정보기술(IT) 업체 직원(143번 환자)도 요주의 인물이다. 보건당국은 143번 환자가 부산 자혜내과, 센텀병원, 한서병원, 좋은강안병원 등에서 접촉한 사람 약 700명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세종=유근형 noel@donga.com / 김수연·황태호 기자
#메르스#확진자#4차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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