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꿈을 만나다]화장품 브랜드 전략 이끄는 ‘총사령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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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이 만난 ‘랑콤’ 브랜드 매니저 이윤진 씨

서울 동일여고 2학년 정현아 양은 최근 로레알코리아의 이윤진 랑콤 브랜드 매니저(오른쪽)를 만났다. 이 씨는 “브랜드 전략을 세우려면 유행과 트렌드를 읽어내야 하므로 다양한 일에 호기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동일여고 2학년 정현아 양은 최근 로레알코리아의 이윤진 랑콤 브랜드 매니저(오른쪽)를 만났다. 이 씨는 “브랜드 전략을 세우려면 유행과 트렌드를 읽어내야 하므로 다양한 일에 호기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브랜드 휴대전화를 떠올리면 ‘혁신’이 생각나고, B브랜드 커피를 마시면 ‘뉴요커’가 된 기분이 든다. 이처럼 제품의 브랜드를 떠올릴 때마다 연상되는 생각을 ‘브랜드 이미지’라고 한다. 브랜드 이미지에 맞게 상품 기획과 제품 홍보를 하고 매출 관리까지 총괄하는 직업이 바로 브랜드 매니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화장품 블로그를 운영할 정도로 화장품에 관심이 많은 서울 동일여고 2학년 정현아 양. 국내 최대 규모의 고교생 주간신문인 PASS의 고교생 기자로 활동하는 정 양은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코리아의 브랜드 ‘랑콤’을 담당하는 이윤진 브랜드 매니저(상무)를 서울 삼성동에 있는 로레알코리아 사무실에서 최근 만났다.

브랜드의 ‘작은 사장’

“브랜드 매니저는 어떤 일을 하나요?”(정 양)

정 양의 질문에 이 상무는 “브랜드 매니저는 브랜드를 담당하는 소(小)사장이라 불릴 정도로 브랜드의 모든 것을 관리하고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회사가 신제품을 선보이기 위해선 △타 회사 제품과 비교해 자회사 제품이 잘 팔릴 수 있도록 전략을 짜는 마케팅팀 △신문, TV 광고 등 미디어를 통해 제품을 알리는 홍보팀 △매출 목표를 세우고 판매하는 영업팀 △판매 직원을 교육하는 교육팀 등 회사 내 다양한 팀들이 움직인다. 이때 브랜드 매니저는 각 팀이 브랜드 이미지에 알맞은 전략을 짤 수 있도록 업무를 총괄한다.

예를 들어 TV 광고 모델을 정할 때도 브랜드 매니저는 해당 모델이 ‘인기가 많은가’보다는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가’를 먼저 고민한다. 랑콤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외국 본사에서 만든 제품을 한국 소비자에게 판매해야 한다. 해외 브랜드 고유의 이미지를 살리면서도 한국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

“랑콤이 최근 출시한 마스카라 제품의 경우 스틱이 백조의 목처럼 휘어졌거든요. 랑콤의 브랜드 이미지는 ‘혁신’이고 마스카라를 즐겨 쓰는 한국의 20, 30대 층은 새로운 제품에 관심이 많아요. 이 휘어진 스틱을 강조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블랙 스완’이라는 애칭을 붙이니 인기가 높아지더라고요.”(이 상무)

브랜드 매니저는 제품이 출시된 후 매출 관리까지 담당한다. 이 상무는 “업무를 총괄하는 권한이 주어진 만큼 브랜드 성공에 대한 책임도 따른다. 오래 준비한 제품이 잘 팔리면 기쁨과 보람을 느끼지만 예상한 매출이 나오지 않을 때는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전공’보단 ‘호기심’이 중요

정 양이 브랜드 매니저가 되려면 어떤 학과에 진학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이 상무는 “브랜드 매니저가 되기 위한 필수 전공은 없다. 현재 어학, 화학공학, 예술학 등 다양한 전공자들이 브랜드 매니저로 활동한다”면서 “브랜드 매니저는 다양한 분야를 총괄해야 하는 만큼 경영학을 공부하면 매출 관리, 마케팅 등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브랜드 매니저에게 필요한 자질로 ‘호기심’을 강조했다.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브랜드 전략을 세우기 위해선 평소 유행과 트렌드에 관심이 많아야 하기 때문. 그는 “패션 잡지나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살펴보면서 사람들이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랜드 이미지’ 중요성 높아져

마지막으로 이 상무는 “앞으로 브랜드 매니저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가 등장하며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 실제 전국의 화장품 생산업체 수는 1900여 개로 이들이 생산하는 화장품 품목만 8900여 개(2014 식품의약품통계연보 기준)에 달한다.

이처럼 많은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시장 환경에선 제품이 기능면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으므로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보고 구매를 결정하기 쉽다.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브랜드 이미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를 관리하는 브랜드 매니저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브랜드 매니저에게 브랜드의 명운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케팅, 영업, 매출관리 등 다양한 업무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브랜드 매니저에 도전해보세요.”(이 상무)

글·사진 윤지혜 기자 yo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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