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선배와 함께 공부하니 전공과목도 자신 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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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아하! 학습공동체’ 인기… 온라인 학습 등 교수-학생 참여
10년만에 새로운 대학문화로 정착… 전국 각 대학 ‘벤치마킹’ 줄이어

지난해 9월 전남대 용지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아하! 학습공동체’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학생들이 퀴즈를 풀고 있다. 전남대 제공
지난해 9월 전남대 용지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아하! 학습공동체’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학생들이 퀴즈를 풀고 있다. 전남대 제공
“선배와 함께 공부하니 좋은 점이 많아요. 전공과목에 자신감이 붙고 진로를 정하는 데도 도움이 됐어요.”

전남대 환경에너지공학과 2학년 노유진 씨(21·여)는 이번 학기 전공과목에 재미를 붙였다. 노 씨는 지난해 9월부터 같은 과 4학년 선배, 동료 학생 4명과 함께 ‘talk play & learn’이란 모임을 만들어 교내 학습공동체 프로그램인 ‘한울학습’에 참여했다. 이들은 ‘공학설계입문’ 과목을 선정해 매주 한 차례씩 만나 토론하고 발표하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노 씨는 “선배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활용해 실제 수업처럼 가르쳐 줘 과목이 쉽게 느껴졌다”며 “학습 공동체 효과가 커 이번 학기에는 다른 학과 친구들과 모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경영학부 3학년 한원훈 씨(24)도 지난 학기에 ‘공부일촌’이라는 학습공동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군 제대 후 복학한 친구 4명과 함께 매주 목요일 3시간 동안 전공 학습모임을 진행했다. 어려운 부분은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는 선배를 초청해 ‘특강’을 듣기도 했다. 한 씨는 “함께 모여서 공부하다 보니 모르는 것을 서로 물어보고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며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대학에서 공동체 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 공부 참맛 느끼는 학습공동체

전남대가 창조적인 강의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운영하는 ‘아하! 학습공동체’ 프로그램이 10년째를 맞으면서 새로운 대학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전남대는 2005년부터 기초교육원을 통해 ‘아하! 학습공동체’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10년 동안 ‘더나가’ ‘공부일촌’ ‘한울학습’ ‘누리드리’ ‘학습꿈터’ ‘이뭣고-교학상장’ ‘다독다독’ ‘신언서판’ ‘Global CNU’ ‘IT Makers’ 등 10개 프로그램에 교수 3067명, 학생 5만136명이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교수의 강의 질과 학생의 학습능력을 높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학교 구성원을 소통과 협력의 마당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6년 제1회 국립대 혁신경진대회 장려상, 2007년 국립대 우수 혁신사례, 2008년 교육역량강화사업 우수사례에 선정됐고 전국 각 대학의 ‘벤치마킹’이 줄을 잇고 있다.

‘아하! 학습공동체’는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자율적 운영이 특징이다. 교수진의 교육역량을 키워주는 교수모임 ‘더나가’, 교수와 학생 간 온라인 학습 콘텐츠 제작모임 ‘IT Makers’, 동료 간 학습모임 ‘공부일촌’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 밀어주고 끌어주며 소통하는 대학

‘이뭣고-교학상장’은 신입생이 대학생활에 적응하도록 돕고 진로와 전공탐색 기회를 제공하는 교수와 신입생 간 모임이다. 10년 전부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김영철 응용화학공학부 교수는 “학생들이 1, 2학년 때부터 적성과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고 취업을 대비할 수 있어 사회 진출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동료 선후배 교수와의 정기적인 만남도 대학생활의 긍정적인 자양분”이라고 말했다.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따르미’와 지식을 갖춘 ‘이끄미’ 간의 일대일 학습모임인 ‘학습꿈터’도 공동체 정신을 일깨워주는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시대를 맞아 TOEIC, TOEIC 회화 등 외국어 활용능력을 높이는 학습모임 ‘Global CNU’가 호응을 얻고 있다. 기초교육원은 이들 프로그램 외에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높여주는 맞춤형 글쓰기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학 내 토론문화를 활성화하는 ‘토론대회’도 열고 있다. 홍은실 전남대 기초교육원장은 “10년간 학습공동체를 운영해보니 사제 간 유대감이 깊어지고 토론 중심의 학습을 통해 학생들의 발표력이 향상되는 성과가 있었다”며 “매년 성과발표회를 통해 우수 모임에 인센티브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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