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정보 유출 사태-세월호 참사 후 확 달라진 위기대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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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1억 보이스피싱 감지 범인검거 도와
KTX, 객실 연기에 정차… 승객 신속 대피

각종 사건 사고에 대한 관련 기관의 대응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신용카드 고객정보 대량 유출,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모습이다.

27일 오전 농협 금융범죄사기 대응팀 사무실. 전날 고액거래 계좌들을 살펴보던 직원들은 A 씨(41·여)의 계좌에서 인출된 1억 원이 입금된 계좌를 발견했다. 이상 징후를 감지한 대응팀이 A 씨에게 연락했지만 A 씨는 인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 사이 이 계좌에서 5000만 원이 빠져나가자 대응팀은 곧바로 해당 계좌에 인출 정지 조치를 취했다.

이어 돈이 인출된 경기 수원시 송죽동지점에서 인출자의 인상착의 등을 확보해 전국 5500개 농협 지점에 사기범 계좌와 인상착의 등이 담긴 긴급 통신문을 보내 팝업창이 뜨도록 했다. 남은 5000만 원을 인출하려던 중국동포 2명이 27일 오전 11시경 농협 경기영업부에 나타났고, 창구 직원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 직원은 현금을 세는 척하면서 시간을 끌었고, 4분 만에 출동한 수원 남부경찰서 매탄지구대 소속 경찰관 6명은 현장에서 범인들을 검거했다. 먼저 인출했던 현금 5000만 원도 범인들의 차량에서 발견했다. ‘보이스피싱’ 사기인 줄도 몰랐던 A 씨는 “정말 감쪽같이 속았다. 퇴직금이었는데…”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범인들은 28일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또 27일 광주발 용산행 고속철도(KTX) 산천 열차가 광주 광산구 극락강역 근처를 지나는 순간 7호차 객실에서 연기가 발생했다. 코레일은 즉시 열차를 세우고 해당 객실 승객 30명에게 다른 객실로 이동하라고 안내했다. 이어 광주역에서 임시열차를 이동시켜 승객 200여 명을 모두 환승시킨 뒤 35분 만에 정상 운행했다.

이 과정에서 수차례 안내방송을 하는 등 승무원들의 일사불란한 대응으로 불만을 제기한 승객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7호차 연기는 난방 과열이 원인이었다. 코레일 측은 “몇 분만 지연돼도 불만이 쏟아지는데 승객들이 안내에 따라 질서 있게 움직여주고 불만도 거의 없었다”며 “승객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수원=남경현 bibulus@donga.com / 대전=이기진 기자
#위기대응#세월호#카드 정보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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