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동서남북]축제는 하나의 산업… 신임 시장도 잊지 않았으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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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진·사회부
이기진·사회부
21일 세계 축제전문가들이 대전을 찾았다. 보령머드축제 국제워크숍에 참석했다가 대전에 들른 이들은 토마토축제 개최 도시인 스페인 뷰놀 시 라파엘 페레스 부시장, 미국 미네소타 스테이트페어 제리 해머 최고경영자, 뉴질랜드 로토루아 의회 이벤트 코디네이터 제이슨 캐머런 총감독 등 3명이다.

이들이 운영하는 축제는 세계적인 명성으로 돈을 벌어 지역과 국가를 살리고 있다. 미네소타 스테이트페어는 미국 최대 농업박람회로 평가받고 토마토축제는 파탄에 빠진 스페인 경제에 불을 댕길 정도다.

이들의 예고 없는 대전 방문이 알려지자 대전시와 대전마케팅공사, 대전국제푸드&와인페스티벌추진단 등 관련 부서는 이들과의 만남을 추진했다. 선진 축제 노하우 등을 하나라도 배우고 싶은 열정에서다.

해외축제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선 핵심 콘텐츠 개발, 전문가 참여, 관(官) 주도 배제, 축제 재단의 신설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듣던 대전시 관계자들 표정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다.

아마 새로 취임한 민선 6기 권선택 대전시장과 참모진에서 흘러나오는 축제에 대한 인식 때문인 것 같았다. 그동안 대전시장 인수위 주변에서는 현존 축제를 낭비성 소모성으로 폄하하는 경향이 많았다. 특히 10월에 열리는 제3회 대전 국제푸드&와인페스티벌에 대해선 대전과 연관이 없다는 이유로 축소 및 폐지가 공공연히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푸드&와인축제의 경우 방문객 47만 명 중 외지인이 38.5%, 20, 30대가 80.2%, 여성 비율이 63.4%로 젊은층과 외지인이 많은 국내 대표 축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와인산업 종사자들은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축제였다”며 “대전에서 안 한다면 적극적인 서울 또는 인천, 경기도에서 하면 그만”이라는 반응도 보였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은 이해하지만 축제의 경우 가능성을 점치기 위해선 다섯 번은 치러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 학계에서는 축제를 산업으로 이해하지 않고 낭비성 소모성으로 이해하는 것에 대해 ‘축제산업론’ 또는 ‘축제경제론’ 같은 학문 영역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권 시장은 모든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밝혀 왔다. 축제가 도시 재생과 발전에 기여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선진국 사례를 꼼꼼히 챙겨 최선의 선택을 하길 바란다.

이기진·사회부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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