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대신 기술형 창업… 교육-투자-판로 집중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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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창업정책 전면 개편
음식점 등 포화… 지식서비스 우선, 기간도 최대 3년서 6년으로 늘려

고용 불안이 심화되는 요즘 ‘창업’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상은 참혹하다. 창업 5년 뒤에도 살아남는 기업은 10개 중 3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창업의 대부분은 이미 포화상태인 도소매, 숙박, 음식점 등 생계형 업소들이다. 창업 지원도 옥석을 가리지 않고 일률적으로 이뤄져 ‘갈라먹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서울시는 성공 가능성이 큰 창업자를 선별해 집중 지원하는 방식의 ‘창업센터 개선 계획’을 7일 발표했다. 그동안 1300팀 규모의 예비창업자를 일괄 선발해 사업공간 컨설팅 활동비 등을 일률적으로 정액 지급했던 방식은 폐지된다. 대신 올해 하반기부터 창업 이행 단계에 따라 지원을 차등화하기로 했다.

일차적으로 창업 희망자 3000팀을 모집해 공용 창업공간과 교육을 제공하고, 이 가운데 성공 가능성이 큰 500팀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교육한다. 이후 성과가 우수한 200팀을 다시 선발해 맞춤형 교육과 투자금을 지원하고 이 중 100팀에는 투자 연계와 판로 개척 등 창업 후까지 책임 지원한다.

생계형 창업보다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등을 활용한 기술형 창업, 디자인·비즈니스서비스(BS) 등 지식서비스형 창업, 협동조합 등 사회경제형 창업 등 ‘기회 추구형’ 창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입주 기업만 사용해온 창업센터는 창업 희망자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개방형 공간으로 바뀐다. 그동안 아이디어 개발, 공간·컨설팅 제공 등 창업 초기에만 지원을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투자 유치, 유통·마케팅, 해외 진출 등 창업 전 단계에 걸쳐 지원한다. 창업 지원 기간도 창업센터 입주 보육기간 1년을 포함해 최대 3년에서 최대 6년으로 늘린다.

창업에 실패한 사람들이 재창업을 할 수 있도록 ‘7전 8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벤처캐피털, 에인절 투자자(창업 초기 벤처기업에 자금 지원을 해주는 개인투자자) 등 다양한 투자 시스템을 가동해 자금 조달을 돕는다. 유통망 개척 및 채널 다양화를 위해 창업 지원자들을 돕는 마케팅 전담 매니저도 운영한다.

시는 이 같은 정책을 1일 노원구 신관동에 문을 연 차세대 사회문제해결형 벤처창업센터 ‘아스피린센터(ASPIRIN Center)’에 시범적으로 적용한다. 2015년 7월에는 마포구 한국산업인력공단 건물에 ‘청년창업허브’를 개관할 계획이다. 창업허브는 예비창업가, 전문가, 투자자 등이 한곳에 모이는 공간으로 강소기업 공급원 역할을 하게 된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bt#nt#아스피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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