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주꾸미-간자미로 입맛 돋우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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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앞바다서 본격 어획시즌 맞아 kg당 주꾸미 3만원-간자미 1만원

인천 중구에 있는 인천종합어시장 내 주꾸미와 간자미를 파는 골목. 어시장 주변에는 이 수산물들로 만든 요리를 파는 식당이 몰려 있다. 인천종합어시장 제공
인천 중구에 있는 인천종합어시장 내 주꾸미와 간자미를 파는 골목. 어시장 주변에는 이 수산물들로 만든 요리를 파는 식당이 몰려 있다. 인천종합어시장 제공
주부 김윤선 씨(43)는 22일 봄을 맞아 가족들의 입맛을 돋우는 음식을 식탁에 올리기 위해 인천 중구 항동에 있는 인천종합어시장을 찾았다. 500여 곳에 이르는 점포 앞 좌판에서는 배에서 갓 내린 싱싱한 꽃게와 주꾸미, 간자미, 바닷가재의 일종인 쏙 등이 팔리고 있었다. 김 씨는 산 주꾸미 2kg을 샀다. 아이들에게는 주꾸미를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샤부샤부’ 요리를,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남편에게는 갖은 채소와 함께 고추장에 볶아 내는 볶음 요리를 해 주기로 했다. 김 씨는 “주꾸미는 낙지보다 가격이 싸지만 식감이 더 쫄깃한 데다 영양가도 풍부해 매년 봄이면 빼놓지 않고 즐겨 먹는다”며 “어획량이 줄어서 그런지 지난해보다 가격이 조금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봄을 맞아 요즘 인천 앞바다에서 주꾸미와 간자미가 한창 잡히고 있다. 문어과의 연체동물인 주꾸미는 수온이 올라가는 3월 하순이면 포란기를 맞아 서해 연안으로 몰려든다. 이때 잡히는 주꾸미는 육질이 쫄깃하고 씹을수록 은근한 맛이 우러난다. 특히 주꾸미 암컷은 흔히 머리라고 불리는 몸통에 쌀같이 들어 있는 ‘알집’ 부위를 씹을 때 느낄 수 있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어서 봄철 입맛을 돋우는 데 그만이다. 불포화지방산과 DHA가 풍부해 영양식으로 좋다.

올해는 저온 현상으로 아직 바다 수온이 낮아 주꾸미 어군이 늦게 형성되면서 어획량이 줄어 가격이 지난해보다 비싼 편이다. 인천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인천종합어시장과 소래포구어시장 등에서 살아 있는 주꾸미가 kg당 3만 원 안팎에 팔리고 있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2만 원대에 거래됐다. 동구 만석동 주꾸미 식당 거리에선 샤부샤부와 볶음을 3만∼5만 원에 맛볼 수 있다. 이승부 인천종합어시장 사장은 “썰물과 밀물의 차가 가장 큰 음력 1, 15일경에 주꾸미가 연안으로 나와 그물에 많이 걸린다”며 “만졌을 때 빨판이 짝짝 달라붙고, 몸통이 갈색을 띠는 것이 신선하다”고 말했다.

‘홍어 사촌’으로 불리는 가오릿과 생선인 간자미도 제철을 맞았다. 산란이 시작되는 여름을 앞둔 3, 4월이 간자미의 살이 가장 탱탱해 맛이 뛰어난 시기다. 인천에서는 주로 옹진군 덕적도 앞바다에서 많이 잡히는데 요즘 어시장에서 kg당 1만 원대에 거래된다.

간자미 요리는 껍질을 벗겨낸 뒤 내장을 제거하고 썰어 먹는 회가 가장 보편적이다. 꼬들꼬들한 살과 오도독한 식감이 물렁뼈를 씹다 보면 맛을 넘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는 5월부터 물렁뼈가 억세져 씹기 어렵다.

막걸리나 탄산음료에 씻은 간자미 회를 식초와 고춧가루, 마늘 등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향긋한 미나리와 함께 버무린 ‘회 무침’은 나른한 오후 낮잠도 물리칠 만큼 새콤달콤하다. 간자미를 큼지막하게 썰어 여러 가지 채소를 넣고 얼큰하게 끓인 매운탕은 숙취를 해소하는 데 그만이다. 인천에서는 겨울에 잡은 간자미를 해풍에 사나흘 정도 말린 뒤 쌀뜨물에 담가 두었다가 아무런 양념 없이 쪄 먹기도 한다. 인천종합어시장과 소래포구어시장 주변 식당에서 3만 원 안팎에 맛볼 수 있다.

이 어시장들 말고도 경인전철 인천역에서 가까운 동구 만석부두와 중구 북성부두, 강화도 선두리포구, 매음리포구, 경기 김포시 대명포구에서는 매일 어선이 조업을 나가 주꾸미와 간자미 등을 잡아온다. 물때를 감안해 배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가면 싸게 살 수 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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