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대학을 바꾼다]글로벌 대학 향해 뛰는 한국교육 이노베이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교육의 미래 가꾸는 한국의 우수대학 총장들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학생 수는 줄어들고 정부의 구조개혁 압박은 날로 거세진다. 글로벌 경쟁은 치열해지고, 산업계가 요구하는 기술은 눈 깜짝 할 사이에 바뀐다.

이런 위기 상황일수록 대학을 이끄는 리더십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총장의 혜안과 추진력이 대학의 성쇠를 가르는 경향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에 동아일보는 국내 유수 대학의 총장들에게 우리 대학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들어봤다.

혁신과 변화를 이끄는 주역, 총장


흔히 하는 농담 중에 여자들은 전화 통화를 몇 시간 하고 난 뒤 “만나서 다시 얘기해”라고 끊고, 교수들은 회의를 몇 시간 하고 난 뒤 “회의를 다시 열어 논의합시다”라고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대학이라는 조직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보수적인 대학 사회에서 시대 흐름에 맞춰 학사, 행정, 재정 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은 총장의 역량이다.

유기풍 서강대 총장이 취임 이후 대학 재정 수입 구조를 바꾸기 위해 창업투자사와 서강미래기술연구원을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유 총장은 대학 재정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대신 미국 명문 대학들처럼 연구비와 산학협력 실적을 높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용구 중앙대 총장도 취임 직후 책임부총장제, 학문단위 개편, 본·분교 통합, 적십자간호대 통합처럼 만만치 않은 혁신 과제들을 수행해 왔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이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총장의 추진력이 좌우한다.

법학도 출신인 김선욱 이화여대 총장이 인문사회 계열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공과대에 대대적인 투자를 한 것도 혁신 사례로 꼽힌다. 김 총장은 ‘과학 이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취임 이후 막대한 연구비를 할애하고,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를 유치해 이화여대를 세계 수준의 선도 연구 대학으로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았다.

대학의 변함 없는 역할은 인재 양성


총장들은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아무리 급변해도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대학의 역할은 달라지면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각 대학은 학생들을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인재로 키우기 위한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김희옥 동국대 총장은 취임 이후 교육과 연구 인프라 강화에 힘을 쏟았다. 신공학관과 종합상의동 등을 완공하고, 이공계 연구 인프라를 3배 이상 늘렸다. 대학이 갖춰야 할 시스템을 모두 안정적으로 구축해 교육과 연구의 소프트파워를 키우기 위한 조치였다.

김병철 고려대 총장은 지혜로운 인재 양성을 궁극적인 목표로 꼽았다. 대학이 지혜로운 리더를 길러내야 사회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김 총장은 ‘유니버시티 플러스’라는 새로운 교양교육을 도입하고, 융합전공 및 학생설계전공을 신설했다. 김성혜 한세대 총장은 외부 컨설팅을 받아 중장기 계획을 세운 뒤 교육 여건과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특히 학생들이 취업에 경쟁력을 갖도록 어학 교육과 전문 능력 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학이 사회가 바라는 인재를 길러내면 자연히 사회는 그 대학을 원하는 선순환 구조가 된다. 고려사이버대가 ‘직장인 선호도 1위’라는 목표를 품은 것도 이런 차원이다. 김중순 고려사이버대 총장은 “우리 사회에서 대학이 갖는 역할과 위치를 사이버라는 공간을 통해 잘 구현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구조개혁에 선제적으로 대비한다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상당수 대학이 정원을 채우기도 힘든 시대. 그러나 경쟁력 있는 대학들은 이미 구조개혁에 대비해 선제적인 해법을 만들고 있었다.

경영학자인 유지수 국민대 총장은 대학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특성화를 넘어서 ‘개방형 혁신 생태계’라는 미래 사회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특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창업 타깃 분야를 선정해 여러 전공을 융합함으로써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도 미래지향적 학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공과대학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여대는 공대와 안 어울린다는 편견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개념의 융복합 학과를 만든다는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은 미래 유망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춘 중단기 발전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지난해 이미 구조개혁 방안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고, 올해부터 학내 구성원이 공유하는 ‘특성화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