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칭찬도 과하면 독? 과정에 초점 맞춰 구체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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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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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자녀를 위한 칭찬의 기술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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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받는 아이는 무기력해진다’ ‘왜라는 질문을 받지 못한 아이는 고집쟁이가 된다’

엉뚱한 이야기일까? 초등 교육 전문가들은 “부모가 자녀의 자신감을 길러준다며 무조건적인 칭찬을 하거나, 창의성을 길러준다며 근거 없는 주장을 하도록 내버려두면 실제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경고한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교육할 수 있을까?

당찬 아이?… 합리적인 이유 대는 연습시켜야


어떤 일이나 상황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는 아이를 보고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한다’며 무조건적으로 독려하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왜’라는 의문을 제기할 때 그 이유를 함께 이야기하는 훈련을 받지 못한 아이는 자칫 자기 주장만 강한 ‘고집쟁이’로 자랄 위험이 있다.

양미진 한국청소년상담개발센터 상담교수는 “자녀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한 행동인지를 부모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거 없는 주장을 내세우는 초등생들은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뚜렷하게 보여 교우관계, 나아가서는 조별활동 평가 비중이 높은 요즘 초등학교 성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경기 수원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해 6학년 담임을 맡았던 A 교사. 인터뷰할 대상을 정하고 보고서를 쓰는 모둠 활동을 진행하던 중 한 모둠 4명의 학생 중 3명이 동의한 인터뷰 대상을 한 명이 거부했다. 의견 조율을 하지 못한 그 모둠은 결국 보고서를 작성하지 못해 학급에서 가장 안 좋은 점수를 받았다. A 교사는 “모둠 활동에서 자신의 의견만 내세우는 학생은 모둠에서 이른바 ‘은따’를 당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자녀가 자기주장을 할 때는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지’를 물으며 자신만의 이유를 찾도록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칭찬 효과 높이려면 훈육과 병행해야

칭찬은 많이 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칭찬 지상주의’에 빠진 부모가 많다. 하지만 무분별한 칭찬은 자녀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아이들도 자신이 잘한 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으므로 칭찬을 하려면 정확히 무엇을 잘했는지, 어떤 부분이 인상적이라서 칭찬하는 것인지 구체적 근거를 이야기해줘야 한다.

서울은천초 박미란 교사는 “칭찬만 받고 자란 아이는 학교에서 지적을 받는 것이 두려워 도전하길 꺼리고, 어려움이 닥치면 쉽게 포기한다”며 “칭찬도 내성이 있어 별다른 성과가 없는데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칭찬하면 아이들은 칭찬에 무감각해진다”고 말했다.

칭찬할 땐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가 시험에서 96점을 받았다면 “정말 잘했네, 다음엔 100점도 받을 수 있겠다. 우리 딸 정말 장하다”라며 결과에 초점을 맞춰 칭찬하기보다는 시험을 준비한 노력과 과정에 초점을 맞춰 칭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성적이나 교내 대회는 그때그때 수준이 다른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점수와 성과만 보고 판단해 칭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칭찬이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훈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선 단호하게 혼내기도 해야 한다. 임영주 임영주부모교육연구소장은 “아이를 혼내기 전에는 ‘왜냐하면’이라는 말을 건네며 아이가 왜 혼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이야기 해야 한다. 목소리가 커지면 아이가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부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태윤·김재성 기자 wol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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