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석 찾아라” 외국인 사냥꾼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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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남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에서 발견된 첫 번째 ‘진주 운석’의 일부를 절단한 모습. 가운데 절단면에 철과 니켈 등 금속물질이 다량 함유된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동전 모양의 원은 지름이 2.54cm. 극지연구소 제공
10일 경남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에서 발견된 첫 번째 ‘진주 운석’의 일부를 절단한 모습. 가운데 절단면에 철과 니켈 등 금속물질이 다량 함유된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동전 모양의 원은 지름이 2.54cm. 극지연구소 제공
최근 경남 진주시에서 발견된 두 개의 암석이 모두 운석(隕石)으로 최종 확인됐다. 16일에는 두 개의 운석을 찾아낸 곳과 가까운 곳에서 운석탐사에 나선 사람이 운석으로 추정되는 어린아이 주먹 크기의 암석을 추가로 발견했다. 진주에는 외국인 ‘운석 사냥꾼’까지 등장하는 등 운석 찾기 열풍이 불고 있다.

○ “진주 암석, 운석 맞다”

해양수산부 산하 극지연구소는 운석 추정 암석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10일 경남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 파프리카 비닐하우스에서 발견된 중량 9.3kg 암석과 11일 진주시 미천면 오방리 중촌마을 콩밭에서 발견된 중량 4.1kg 암석이 운석으로 확인됐다고 이날 밝혔다.

극지연구소 분석 결과 이들 운석은 고체로 이뤄진 ‘오디너리 콘드라이트(ordinary chondrite)’로 분류됐다. 산화철 함량이 높은 지구상의 암석과 달리 운석은 자연철 함량이 높다. 이번에 발견된 운석은 그중에서도 금속 함량이 높은 편이다.

이종익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통상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 10개 중 8, 9개가 오디너리 콘드라이트로 희귀 운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운석의 가격을 g당 5달러 수준으로 본다. 단목리에서 발견된 운석의 가치가 4만6500달러(약 4970만 원), 오방리 운석은 2만500달러(약 2190만 원) 정도 되는 셈이다.

○ 추가 운석 발견… “더 있을 것”


이날 진주에서는 운석으로 추정되는 암석이 또 발견됐다. 부산에 사는 이주영 씨(36)는 16일 낮 12시 30분경 진주시 미천면 오방리의 밭에서 운석으로 보이는 암석을 찾았다. 두 번째 운석이 발견된 지점에서 직선거리로 3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발견된 암석은 가로 7.5cm, 세로 5cm, 폭 6.5cm 크기의 둥근 모양이었다. 이 씨는 “운석이 떨어진 지점을 중심으로 좌표를 그려 운석을 찾던 중 운 좋게 발견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극지연구소는 “진주 운석은 하나의 큰 운석이 대기권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파편을 이루며 떨어진 것이어서 이 지역에서 운석이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 운석 사냥꾼도 나타나… ‘운석 줍기’ 열기

관계 당국에 따르면 15일 자신을 ‘운석 수집가’라고 밝힌 외국인 남성이 진주 운석 발견지 두 곳에 나타나 명함을 전달했다. 명함에는 이름과 함께 “(운석을) 사고, 팔고, 교환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최변각 서울대 교수(지구과학교육)는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운석 사냥꾼’들은 금속탐지기 등 전문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운석을 보는 눈썰미도 뛰어나다”며 “이들이 운석을 발견하거나 사들이면 무단으로 국외반출이 이뤄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국내에 운석 소유권에 대한 규정이 없다 보니 소유권 공방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운석은 민법상 무주물(無主物·주인이 없는 물건)이므로 최초 발견자 소유지만 학술적으로 중요한 물건은 국가에 귀속시킬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 측은 진주 운석을 문화재로 지정할지 검토하고 있다. 문화재로 지정되면 관세청 등이 운석의 해외 반출 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

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진주=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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