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남해 수온 올라가자… 겨울-초봄 민어 풍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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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어획량 크게 늘어… 수온 평년보다 1.4도 높은 덕
일각 “여름철 품귀 빚어질수도”

쌀쌀한 초봄이나 겨울철에 잡히는 민어는 어떤 맛일까? 여름철 보양식 대명사로 평가받는 민어가 올해와 지난해 1∼2월에 평년보다 많이 어획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9일 전남 목포수협에 따르면 올해 1∼2월과 지난해 1∼2월 위판된 민어는 각각 97t과 114t. 같은 1∼2월에 목포수협에 위판된 민어가 2012년 29t, 2011년 41t, 2010년 19t인 것을 감안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겨울철 민어가 평년보다 많이 어획된 것은 수온 상승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 말 목포 해상 수온은 6.7도로 평년(5.3도)보다 1.4도나 높았다. 해양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수온에 민감한 민어가 평년보다 바닷물이 따뜻해 일찍 회유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겨울과 초봄에 어획된 민어는 kg당 2만 원에 위탁돼 판매된다. 복날 성수기 kg당 5만∼6만 원에 비해 싸다. 겨울철 민어는 제주 추자도와 진도 사이 인근 해역에서 20∼40t급 어선(연안 자망)들이 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수협의 한 관계자는 “겨울철 민어는 여름철보다 기름기가 덜해 맛이 떨어져 가격이 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목포의 한 민어집 사장은 “겨울철 민어는 쫄깃한 맛이 더 좋다”며 “다만 민어를 겨울에 많이 잡으면 민어가 신안 연안으로 올라오는 마릿수가 줄어 여름철에 품귀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회류성 어종인 민어는 겨울철 남쪽바다인 제주도, 일본 서해안 등에서 월동하다 서서히 북상한다. 7∼9월 산란기 때 신안 앞바다를 통과하며 이때 어획한 게 기름기가 가장 많다. 민어는 가을철 인천과 중국 연안을 따라가다 다시 남하한다.

전남도는 이 지역 민어 어획량이 2013년 4096t, 2012년 2457t이라고 밝혔다. 민어 전국 생산량은 2013년 7918t, 3673t(441억). 전남은 전국 민어의 52%를 어획한다. 서재철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연구사는 “신안 민어가 명성이 높은 것은 산란기 때 어획 이외에 질 좋은 갯벌과 먹이인 새우 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겨울에 민어 수확이 늘어난 것에 대해 체계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경호 전남대 양식생물학과 교수는 “여름철 보양식이자 국민 생선인 민어의 어족자원 관리를 위해 정확한 어획량을 조사하고 자원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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