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송도에선 웬만한 일은 입주자연합이 해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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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천 송도 엑스포아파트 앞 횡단보도에 송도 내 위락시설 용지 매각에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현수막을 내건 송도입주자연합회는 그동안 송도 내 다양한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해 왔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22일 인천 송도 엑스포아파트 앞 횡단보도에 송도 내 위락시설 용지 매각에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현수막을 내건 송도입주자연합회는 그동안 송도 내 다양한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해 왔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요즘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아파트 단지 곳곳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비난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송도 아파트단지의 입주자대표회의와 국제도시송도입주자연합회가 내건 이 현수막에는 ‘교육국제화특구 송도국제도시에 단란주점과 룸살롱이 웬 말이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매각을 즉각 중단하라!’는 문구가 있다.

주민들은 송도 1·3공구 국제업무단지 가운데 위락시설 용지가 매각돼 교육과 정주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시설들이 우후죽순 들어서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위락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용지로부터 반경 1km 안에 채드윅 국제학교, 신정초, 신정중, 명선초, 연송고 등 5개교가 있다.

송도 입주민들은 구도심권 사례를 들어 인천경제청이 위락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0년 인천 남구 숭의1 도시환경정비사업 지구단위계획 수립 때 정비구역 반경 1km 내에 5개의 학교가 있다는 이유로 안마시술소, 노래방, 단란주점을 모두 불허하는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했다.

위락시설 용지는 2004년 갯벌이던 송도가 매립된 뒤 1∼11공구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입안 때 결정됐다. 위락시설 용지는 1·3공구 국제병원 건립 예정지 인근에 위치해 있다. 위락시설 용지의 소유는 인천경제청과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 인천도시공사 등이다.

토지 매각이 원활하지 못해 2003년 8월 개청 후 처음으로 1700억 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결정한 인천경제청은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송도입주자연합회는 다음 주 초 인천시의회와 인천경제청, 연수구에 위락시설용지에 퇴폐 및 유흥업소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 달라는 내용의 서한과 주민 반대 서명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3700가구, 8500여 명이 위락시설 용지 매각 반대 서명을 했다.

송도입주자연합회 문흥기 간사(48)는 “재정난 극복이라는 미명하에 필지 분할·합병, 용도변경, 용적률 및 건폐율 조정까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1·3공구의 위락시설 용지는 주민의 정주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한 고려해 10년 전 이뤄진 지구단위계획 때 배치한 것”이라며 “퇴폐 향락업소가 한곳에 모이는 것을 경제청에서도 반대하고 있어 건축 인허가 때 이를 막는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립 8년째인 송도입주자연합회는 그동안 송도의 굵직한 민원은 물론이고 자질구레한 민원까지 발로 뛰며 해결해 입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2012년 6월 12일 연수구 동춘동 송도비행장에서 이륙한 경비행기가 송도 6·8공구 매립지에 곤두박질쳐 조종사와 탑승객 등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09년 인천세계도시축전 때는 경비행기가 수만 명의 관람객을 겨우 피해 추락하는 등 대형 참사의 위험을 안고 있었다. 이때 송도입주자연합회가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섰다. 경비행기의 잦은 추락 사고로 비행을 금지시켜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를 당시 국토해양부에 건의해 그해 8월부터 송도 일대에서 동력 행글라이더, 무인헬기 등 초경량 비행장치의 비행이 금지됐다.

이와 함께 송도 인근에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기지 증설 반대를 비롯해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송도(LNG 기지 인근) 이전 반대,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 찬성, 151층 인천타워 원안 착공 요구 등에 노력하고 있다.

박한준 회장(50)은 “송도와 주민을 위한 여러 가지 일을 할 때마다 정치에 입문하기 위한 포석으로 바라보는 주변의 눈길과 인식이 아쉽기만 하다”며 “송도 입주민의 더 나은 정주환경과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들과 힘을 모으고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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