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심화에 고단한 대한민국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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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겨운 가난탈출 ▼

탈출률 6년새 31.7%→23.5%, 고소득층 상승은 2.5%→0.5%


서울 강북구에 사는 기초수급자 노모 씨(56)는 보증금 500만 원, 월세 25만 원의 다세대주택에서 살고 있다. 정부가 주관하는 자활사업에 참여해 주5일 일하고 손에 쥐는 돈은 월 70만 원. 자활장려금 등 정부 지원금을 추가로 받지만 수입은 월 100만 원이 안 된다.

노 씨는 가정폭력을 일삼던 남편과 2008년 헤어졌다. 딸(13)과 단둘이 살며 일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생활고는 개선되지 않았다. 월급이 나은 곳에 취직하자니 체력도 달리고 자칫 돈을 더 벌다가 기초수급자 기준에서 탈락될까 봐 겁이 나기도 한다. 노 씨는 “겨우 밥은 먹고 사는데 하루하루가 힘들다”며 “가정형편이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니 갑갑하다”고 말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노 씨처럼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빈곤층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05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복지패널 기초분석 조사에 계속 참여한 5015가구의 소득계층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빈곤을 탈출한 가구 비율은 경상소득을 기준으로 2005∼2006년 31.7%에서 2011∼2012년 23.5%로 줄었다.

소득계층은 모든 가구를 소득 기준으로 한 줄로 세웠을 때 가운데 지점인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나눈다. 중위소득 50% 이하는 저소득층, 50∼150% 이하는 중산층, 150% 초과는 고소득층이다. 빈곤 탈출률은 저소득층이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으로 이동한 비율을 뜻한다.

저소득층이 1년 만에 고소득층으로 편입된 비율은 2005∼2006년 사이엔 2.5%였지만 2011∼2012년엔 0.5%로 대폭 줄었다. 중산층이 고소득층이 된 비율도 2005∼2006년엔 13.4%였지만 2011∼2012년엔 11%로 낮아졌다. 2005∼2006년 사이엔 저소득층의 68.3%가, 2011∼2012년 사이엔 76.6%가 여전히 저소득층에 머물렀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서러운 연봉격차 ▼

中企 신입사원 평균 2580만원… 대기업보다 1127만원 적어


올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신입사원 평균 연봉 격차가 1000만 원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7일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의 좋은일연구소가 403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4년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봉 격차는 올해 1127만 원으로 나타났다.

대졸 기준 신입직원의 평균 연봉은 대기업이 3707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공기업은 3005만 원, 외국계 기업 2980만 원, 중소기업 2580만 원 순이었다. 대기업은 지난해보다 0.3%, 공기업과 외국계는 전년보다 각각 0.4%, 0.3%씩 하락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유일하게 전년보다 10.7% 평균 연봉이 높아졌다.

이 덕분에 최근 몇 년간 급격히 벌어졌던 대기업과 중소기업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 격차는 올해 다소 줄어들었다. 2012년에는 연봉 격차가 1205만 원, 2013년에는 1364만 원까지 났다.

대기업 내에서도 업종에 따라 신입사원 연봉은 1000만 원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대기업 중에는 조선·중공업(4300만 원)과 섬유·의류(4300만 원) 금융(4189만 원) 업종의 신입사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았다. 유통(3308만 원), 식음료·외식(3416만 원) 업종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부러운 현금부자 ▼

금융소득 年4000만원 초과… 2012년 9% 늘어 5만5730명


은행 이자와 배당 등 금융소득으로 한 해 4000만 원 넘는 수입을 올리는 고액자산가가 5만5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부터는 금융소득종합과세 신고 기준이 4000만 원 초과에서 2000만 원 초과로 강화되면서 과세 대상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7일 국세청 ‘2013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금융소득종합과세 신고자는 5만5730명으로 전년도(5만1231명)보다 8.8% 늘었다. 이들이 올린 금융소득은 총 10조6512억 원으로 2011년 10조2074억 원보다 4.3% 증가했다.

소득별로는 4000만 원 초과 6000만 원 이하의 금융소득을 올린 자산가가 2만3289명으로 전년도(2만562명)보다 13.3%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1억 원 초과 금융소득자는 1만8257명으로 2011년보다 4.1% 늘었다.

이자와 배당만으로 5억 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자산가도 3195명에 이르렀다. 전년의 3063명보다 4.3%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이들이 올린 금융소득은 모두 5조4926억 원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 전체 금융소득(10조6512억 원)의 51.6%를 차지했다.

국세청은 올해 금융소득종합과세 신고 기준이 확대되면서 금융소득종합과세 신고자가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2013년에 올린 금융소득은 5월에 신고해야 한다”며 “해외에서 벌어들인 금융소득은 2000만 원 이하여도 종합과세 대상”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부익부 빈익빈#양극화#저소득층#연봉 격차#금융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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