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비결, 이런 게 있었군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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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업계-무역협회 머리맞댄 ‘수출 전문가 과정’ 함박웃음
엄격한 심사-면접 거쳐 38명 선발… 봉제부터 품질관리까지 토털 교육
37명 취업… 1명은 최종 면접 남아

섬유업계 전문가인 전귀상 성균관대 겸임교수의 수업을 듣고 있는 섬유 수출 전문가 과정 수강생들. 이 과정은 섬유 수출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교육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섬유업계 전문가인 전귀상 성균관대 겸임교수의 수업을 듣고 있는 섬유 수출 전문가 과정 수강생들. 이 과정은 섬유 수출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교육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렇게 빨리 취업에 성공하리라고는 미처 생각도 못했어요. 취업이 안 돼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워낙 많아서….”

숭실대 무역학과 4학년(2월 졸업 예정)인 현지선 씨(22·여)는 지난해 11월 섬유 수출 중견기업인 태평양물산에 입사했다. 대학을 나와도 바로 취업이 안 돼 졸업을 미루거나 2, 3년씩 도서관에서 지내는 또래들과 비교해 다소 빠른 편이다.

현 씨가 빨리 취업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6월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에서 개설한 ‘섬유 수출 전문가 과정’ 덕분이다. 이 과정은 무역협회와 섬유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친 결과물이다.

국내 섬유기업들은 1990년대 이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로 진출하면서 국내 본사와 해외 공장, 외국 바이어를 연결하는 수출 전문가를 뽑기가 쉽지 않았다. 박양순 명성텍스 전무는 “취업하려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필요한 사람은 없었다”며 “특히 박봉을 받는 힘든 직장이라는 인식 때문에 우수한 전문 인력을 유치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렵게 직원을 뽑아도 교육이 문제였다. 중소·중견기업들은 채용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신입직원에게 노하우를 제대로 전수할 만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어려웠다.

섬유업계의 고충을 전해들은 무역협회는 지난해 초부터 과정 개설 준비에 들어갔다. 비교적 규모가 큰 세아상역, 한세실업, 한솔섬유 등 의류 수출 기업들은 자신들의 교육 커리큘럼을 내줬다. 강사진도 지원했다.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관련 산업 전체가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지난해 6월 수강생 모집(정원 40명)을 시작하자 200여 명이 몰렸다. 무역협회는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38명을 최종 선발했다. 커리큘럼에는 원사(原絲) 및 직물 특성부터 봉제 과정, 생산기획 및 품질관리 등을 담았다. 수업은 총 800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현 씨는 경기 시흥시 집에서 강의실이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까지 왕복 3시간이 걸렸지만 지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현 씨는 “그동안 인턴, 자원봉사 등 취업에 필요한 노력을 해왔지만 항상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며 “수업을 듣다 보면 전문가로 성장하는 느낌이 들어 더욱 몰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 씨는 최종 수료식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기업에서 나온 강사들도 후배를 키운다는 마음으로 열정을 쏟았다. 그 결과 전체 수강생 38명 중 37명이 각 기업의 정기공채, 추천 등의 방식을 통해 취업에 성공했다. 나머지 한 명도 한 섬유업체의 최종 면접을 앞두고 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취업#섬유 수출 전문가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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