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보호자 없는 병원’… 오해하지 마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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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인이 잘 보살펴 주는 병원’­… 취지에 맞게 명칭 변경 추진
‘365 안심 병원’ 등 새이름 유력

“‘보호자 없는 병원’이 뭐지?”

보건복지에 대한 관심이 적다면 ‘돌보는 사람 없는 외톨이 환자 전용 병원’이나 ‘보호자마저 찾아오지 않는 쓸쓸한 병동’을 떠올릴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실제는 전혀 딴판이다. ‘보호자가 필요 없을 만큼 간병인이 잘 보살펴 주는 병원’을 일컫는 말이다. 최초 ‘작명(作名)’을 어색하게 하는 바람에 오해가 이어지고 있다. 이 제도는 2010년 6월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 김두관 경남도지사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운 뒤 취임 이후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현재는 경남뿐 아니라 다른 시도에서도 많이 시행하고 있다.

경남도는 보호자 없는 병원의 의미 전달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름을 현실에 맞게 바꾸기로 했다. 윤성혜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은 15일 “이 제도는 환자 및 가족이 안심하고 양질의 의료, 간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인데도 ‘보호자 없는’이라는 표현 때문에 오해가 생기고 환자들에게도 소외감을 준다는 지적이 있어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는 이달 8일부터 12일까지 도청 직원을 상대로 ‘보호자 없는 병원’ 대신 사용할 명칭을 접수했다. 100건을 접수한 결과 ‘안심’ ‘돌보미’ ‘가족 안심’ ‘내 가족’ 등의 표현이 들어가는 31개 안으로 좁혀졌다. ‘스마일 병원’이나 ‘휴먼 병원’ ‘천사 병원’ ‘풀 케어 병원’ ‘혜민서 병원’ 등도 눈길을 끌었다.

경남도는 이들 가운데 심사를 거친 뒤 홍준표 도지사의 결재가 나는 대로 최종 명칭을 확정하기로 했다. ‘일년 내내 마음 놓고 병원에 의뢰할 수 있다’는 의미의 ‘365 안심 병원(병동)’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침이 확정되면 이 사업의 근거가 되는 ‘경남도 보호자 없는 병원사업 지원 조례’를 수정하는 등 후속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 사업의 ‘원조’인 경남도가 명칭을 바꾸면 보건복지부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경남도는 연간 40억 원을 들여 18개 의료기관 330병상에서 보호자 없는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65세 이상 △의료급여법에 따른 수급권자 △가정형편을 고려해 도지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람 등이다. 행려환자와 노숙인, 긴급의료 지원 대상자 등은 무료이며 나머지는 하루 1만∼2만 원씩을 본인이 부담한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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