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마산 “洪지사 이전공약 지켜라”… 서른, 잔치는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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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 창원시대 7월 1일로 30년

부산 시절 경남도청사 본관. 좌우대칭을 이루는 외관이 무게가 있고 아름답다는 평가가 많다. 동아대 제공
부산 시절 경남도청사 본관. 좌우대칭을 이루는 외관이 무게가 있고 아름답다는 평가가 많다. 동아대 제공
경남도청은 진주에서 부산을 거쳐 30년 전인 1983년 7월 1일 현재의 창원에 자리 잡았다. 지난해 도지사 보궐선거 당시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가 ‘도청 마산 이전’이라는 공약을 내걸어 다시 한 번 청사 위치가 주목을 받았다. 경남도가 부산을 직할시로 분가시킨 지 50년, 울산광역시를 독립시킨 지 16년이 지났다. 부산 도청 시대를 마감하고 창원에서 이립(而立·기반을 닦고 일어서는 나이 30세)을 맞은 셈이다.

○ 부침을 거듭한 경남 역사

경남도정을 총괄하는 도청 전경. 면적이 넓고 경관과 조경이 좋은 편이다. 경남도 제공
경남도정을 총괄하는 도청 전경. 면적이 넓고 경관과 조경이 좋은 편이다. 경남도 제공
1413년(태종 13년) 8도제 시행에 따라 경상도에 포함됐던 경남은 1896년 13도제로 바뀌면서 출범했다. 도청 소재지는 진주였다.

1925년 4월 1일엔 진주 도청을 부산 서구 부민동2가 1번지(현 동아대박물관·등록문화재 41호)로 이전한다. 당시 진주에서는 연일 대규모 반대 집회가 벌어졌다. 1924년 12월 9일자 동아일보는 ‘경남도청 이전 반대 운동 맹렬’, 1925년 1월 1일자 7면 기사에는 ‘경남도청 이전의 방지 운동에 주야(晝夜)의 구별은 물론 침식(寢食)까지 저버린 진주시민은…’이라고 격앙된 분위기를 전했다. 일제가 항만의 관문이자 교통 산업 교육 문화의 중심지임을 이유로 이전을 강행한 것. 경남도 청사는 6·25전쟁 시절 정부 임시청사로 쓰이기도 했다.

1963년 1월 1일엔 부산시가 부산직할시로 승격하면서 경남도세는 6시 20군으로 줄어든다. 이후 20년 동안 더부살이를 하던 경남도는 1983년 7월 1일 경남 창원시 사림동 1번지(의창구 중앙대로 300)에 청사를 지어 이전한다.

대지 면적 22만1000m², 연면적 5만8000m², 조경 면적 10만9000m² 규모였다. 도청과 같은 울타리 안에 경남경찰청이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1992년 지방의회가 부활하면서 경남도의회 의사당이 들어섰다.

1997년엔 동부 경남의 중심도시이던 울산시가 울산광역시로 분가했다. 경남에서 떨어져나간 부산과 울산은, 한 뿌리이지만 현안을 놓고 경쟁하는 사이다. 2010년에는 창원, 마산, 진해시를 묶은 ‘통합 창원시’가 탄생했다. 자율 통합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정부, 여당이 주도한 강제 통합 후유증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민의 관심사는 경남도청의 마산 이전 여부다. 홍 지사는 취임 이후 “통합 창원시 청사 문제를 지켜본 뒤 결정할 일”이라고 몇 차례 밝혔다. 현 청사를 통합시청사로 하는 조례가 지난달 발효돼 더는 비켜 가기 어려운 처지다. 마산 주민들의 요구도 적지 않다.

○ 30년간 도지사 11명

도청을 창원으로 이전할 당시엔 21대 이규효 도지사(1982년 5월 25일∼85년 2월 20일)였다. 이후 김주호(85년 2월 21일∼86년 8월 28일), 조익래(86년 8월 29일∼88년 12월 12일), 최일홍(88년 12월 13일∼90년 12월 27일), 김원석(90년 12월 28일∼93년 3월 3일), 윤한도(93년 3월 4일∼93년 12월 27일) 김혁규 도지사(93년 12월 28일∼95년 3월 29일)가 차례로 거쳤다. 1995년 임명직에서 선출직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안명필 도지사가 3월 30일부터 3개월간 재직했다.

같은 해 7월 1일 민선시대가 열리면서 김영삼 대통령 측근이던 김혁규 도지사가 초대 도지사 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관선에 이어 민선도 내리 3연임에 성공했으나 대권 도전을 목표로 중간에 그만뒀다. 재임 기간은 10년으로 역대 최장수다.

김태호 도지사는 2004년 보궐선거를 통해 전국 최연소 도지사(당시 41세)로 취임했다. 관선 시절엔 12대 양찬우 도지사가 34세로 최연소였다. 2010년 7월 첫 야권 출신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김두관 도지사는 임기의 절반만 채우고 중도 하차했다. 그는 대권 도전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중도 사임’이라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 그 자리를 35대 현 홍준표 도지사가 꿰찼다. 재선 도전을 공식화한 그는 고향으로 돌아오자마자 진주의료원 폐업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손에 쥐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경남도청#부산#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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