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북한산 ‘산영루’의 절경, 88년만에 되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태고사-중흥사 계곡 만나는 암반 위 누각
대홍수로 유실… 11월까지 복원 완료

경기 고양시는 1925년 대홍수로 유실돼 현재 기초석 10개만 남아 있는 북한산 ‘산영루’를 경기도 기념물(233호)
로 지정하고 올해 복원사업에 나선다. 왼쪽 사진은 1911년 베네딕트 수도회 소속 독일 신부 베버가 촬영한 산영
루. 오른쪽 사진은 현재 모습. 고양시 제공
경기 고양시는 1925년 대홍수로 유실돼 현재 기초석 10개만 남아 있는 북한산 ‘산영루’를 경기도 기념물(233호) 로 지정하고 올해 복원사업에 나선다. 왼쪽 사진은 1911년 베네딕트 수도회 소속 독일 신부 베버가 촬영한 산영 루. 오른쪽 사진은 현재 모습. 고양시 제공
‘차가운 숲 깊은 산/가을이 서렸는데/돌다리 동쪽 언덕/높은 누각 서 있구려/맑은 샘의 양치질/정신이 개운해라.’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1741∼1793)가 북한산 산영루의 경치에 반해 남긴 시 ‘산영루’의 일부분이다. 이 시에서 산영루의 옛 풍광을 그림처럼 아름답게 묘사했다.

북한산에 있는 산영루가 88년 만에 옛 모습을 되찾는다. 경기도와 고양시는 현재 초석만 남아 있는 ‘산영루지’를 경기도 기념물(233호)로 지정하고 복원사업에 들어간다. ‘산영루’는 북한산성 내 태고사 계곡과 중흥사 계곡이 만나는 자연 암반 위에 세워진 누각으로 조선 중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북한산을 유람하던 사람들이 잠시 쉬어 가던 쉼터였다. 산 그림자가 수면에 비치는 곳이라 해서 ‘산영루’라는 이름이 붙었다.

산영루의 빼어난 경관은 여러 기록에 남아 전해진다. 18세기 초 이익은 ‘차삼각팔경운’에서 삼각산 팔경의 하나로 산영루에 뜬 달을 기록하고 있다. 18세기 후반에는 다산 정약용과 그의 형 정약전, 19세기 초 추사 김정희 등이 산영루에 대한 글을 남겼다.

하지만 1925년 대홍수로 산영루는 완전히 유실됐으며 현재는 초석으로 사용된 기초석 10여 개만 남아 있다. 시는 기초석과 사진 자료를 토대로 11월까지 복원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산영루는 높이 6.8m, 바닥 면적 38.4m²(약 11.6평)로 ‘凸’자 형태를 띠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북한산#산영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