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유해 ‘작은소참진드기’ 바이러스 국내 첫 감염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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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 “위험 과장… 치사율 10% 안돼”

‘작은소참진드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8월 원인을 모른 채 사망한 여성 A 씨(63)의 시신에서 작은소참진드기가 옮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국내에서 첫 감염 사망 사례가 공식 확인됨에 따라 중국에서 시작된 작은소참진드기 공포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병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이 많다. 위험 부분도 과장됐다. 주의하면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예상보다 확진환자가 빨리 나왔다.

A. 이번 확진은 16일 제주에서 사망한 의심환자 강모 씨 등 5명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가 아니다. 이와 별도로 질병관리본부와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는 2월부터 SFTS 의심사례 5건을 역추적 조사하고 있었다. 냉동 보관됐던 A 씨의 시신에서 SFTS 바이러스 분리를 시도했고 21일 최종 확인됐기에 그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당초 강 씨 등 5명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는 23일경 발표하기로 했다. 4명은 아닌 것으로 결론 났고 강 씨 조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Q. 진드기가 A 씨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인가.

A. 일단 그렇다고 본다. 강원 춘천에 거주하던 A 씨는 지난해 7월 텃밭에서 일하다 벌레에게 물렸다. 한 달 후인 8월 3일 열과 설사가 생기고 벌레에게 물린 자리가 부어올라 병원에 입원했다. 8월 8일 38.7도의 고열이 지속되고 혈소판 수치가 떨어져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고 4일 후인 12일 사망했다. 당시 쓰쓰가무시병, 말라리아, 신증후군출혈열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와 ‘원인 불명 사망’으로 처리됐다. 이번에 원인이 밝혀진 셈이다.

Q. 국내 환자가 더 있을 확률은….

A. 역추적 조사 대상 5명 중 A 씨를 제외한 4명은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최종 판정이 나지 않은 강 씨를 제외하면 현재까지 확진된 사람은 A 씨가 유일하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중국(최근 2년 동안 2047명 발생, 129명 사망)처럼 확산되기보다는 일본 수준(올해 15명 발생, 8명 사망)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Q. 진드기에 물리면 모두 감염되나.

A. 아니다. 작은소참진드기에게 물렸을 때만 감염된다. 이 진드기의 크기는 약 3mm로 집진드기보다 10배 정도 커서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작은소참진드기 1000마리 중 단 5마리만이 SFTS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 모든 작은소참진드기가 병을 옮기는 게 아니란 얘기다. 건강한 사람은 물려도 발병하지 않을 수 있다.

Q. 치사율이 30%라는 주장이 있다.

A. 중국에서 처음 확산될 무렵인 2009년 당시의 수치다. 그때는 중증 환자 위주로 통계를 내다보니 30%에 이르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력이 증가해 치사율이 10% 이하로 떨어졌다. 현재 중국의 치사율은 6% 정도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병의 치사율을 10% 미만으로 추정하고 있다.

Q.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하는가.

A. 현재 예방백신도,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도 없다. 하지만 치료가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다. 혈소판 관리, 투석 등을 통해 중증 환자를 살려 낼 수 있다. 백신이 없는 쓰쓰가무시병도 지난해 8604명이 감염됐지만 9명만 숨졌다. 야외 활동을 할 때는 진드기가 잘 붙지 않는 나일론 소재의 밝은색 옷을 입도록 한다. 살갗 노출을 피하기 위해 목에 수건을 두르는 것도 좋다. 집에 들어오기 전엔 옷을 확실히 털도록 한다. 반드시 샤워를 해야 한다.

유근형·이철호 기자·춘천=이인모 기자 noel@donga.com

※‘살인진드기’ 표현 안씁니다

본보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의 위험이 과장돼 있다는 보건당국의 판단에 따라 ‘살인진드기’ 대신 ‘작은소참진드기’란 표현을 씁니다.
#보건#진드기#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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