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꿈을 만나다]박내천 외교부 외교관·김민철 TBWA코리아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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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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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지 않고 노는 사람처럼 보이나요? 일의 일부분이죠!

■ 박내천 외교관과 정은수 양-유은상 군

최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외교관 박내천 씨(가운데)를 만난 경기 언동초교 6학년 정은수 양(왼쪽)과 경기 현암초교 6학년 유은상 군.
최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외교관 박내천 씨(가운데)를 만난 경기 언동초교 6학년 정은수 양(왼쪽)과 경기 현암초교 6학년 유은상 군.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세계 1위 전자기업 삼성 배출,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 등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는 상황. 영어를 좋아하거나 국제사회에 관심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 외교관은 선망의 대상이다. 외교관은 어떤 일을 하고, 훌륭한 외교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경기 언동초교 6학년 정은수 양(12)과 경기 현암초교 6학년 유은상 군(12)이 최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외교부에서 외교관 박내천 씨(45)를 만났다. 박 씨는 1996년 30회 외무고시에 합격한 뒤 그리스의 한국대사관, 네덜란드의 한국대사관, 우즈베키스탄의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했고, 지금은 외교부에서 정책홍보를 맡고 있는 17년차 외교관이다. 》

위로, 축하, 협상… 외교관의 다양한 역할

외교관이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가 협력해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이바지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모르는 학생이 많다.

정 양은 먼저 “외교관이 되면 무슨 일을 하나요?”라고 물었다. 외교관은 다른 나라에 기쁘거나 슬픈 일이 생기면 우리나라를 대표해 축하하거나 위로한다. 외국에 있는 한국대사관에서 일할 경우 해당 나라에서 벌어지는 중요한 일들을 정리해서 우리나라 정부에 알리는 한편으로 외국에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처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어 유 군은 “외교관을 꿈꾸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라고 물었다.

“외국에 호기심이 많았어요. 외교관이 되면 외국을 가게 될 기회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외교관을 꿈꾸기 시작했지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지금처럼 외국여행을 가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박 씨)

박 씨가 외국에 호기심을 가진 이유는 어릴 때부터 쥘 베른(프랑스 소설가)의 소설 ‘80일간의 세계 일주’에서 시작해 찰스 디킨스(영국 소설가), 헤밍웨이(미국 소설가), 헤르만 헤세(독일 소설가), 모파상(프랑스 작가)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쓴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책에 나온 에펠탑(프랑스 파리에 있는 탑), 센 강(프랑스의 강)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졌다.

어릴 때부터 독서로 쌓은 세계 각국에 대한 지식과 상식은 외교관으로 일 하는 데도 큰 밑거름이 됐다. 많은 외국인을 만나고 함께 일해야 하는 만큼 상대방의 문화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외교관은 파티에서 놀기만 한다고? 오, 노!

외교관은 많은 사람이 선망하는 직업이지만 어려운 점도 많다.

박 씨는 “파티라고 해도 다른 나라 외교관이나 고위 관료를 만나 그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분야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나라에 필요한 정보들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고위 공직자가 외국을 방문할 때도 해당 국가에서 일하는 한국 외교관들은 이 고위 공직자가 원활하게 업무를 마치고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이럴 때면 ‘비상’이 걸린다.

박 씨가 네덜란드에 있는 한국대사관에 근무할 때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네덜란드 방문 일정을 조율하느라 오전 3시면 잠에서 깨어나 한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업무를 처리해야 할 때가 있었다고.

마지막으로 외교관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박 씨가 전했다.

“외국어를 잘해야 합니다. 특히 영어는 세계 모든 나라에서 통용되는 언어인 만큼 중요해요. 저는 어릴 때 영어로 된 동화를 많이 읽으면서 공부했답니다. 또 기회가 된다면 제2외국어를 공부하는 것도 좋아요.”

글·사진 이영신 기자 lys@donga.com

■ 김민철 카피라이터와 이준하 군-김민채 양


최근 TBWA코리아 카피라이터 김민철 씨(가운데)를 만난 경기 의정부효자초교 3학년 이준하 군(왼쪽)과 서울 도곡초교 4학년 김민채 양.
최근 TBWA코리아 카피라이터 김민철 씨(가운데)를 만난 경기 의정부효자초교 3학년 이준하 군(왼쪽)과 서울 도곡초교 4학년 김민채 양.
《 TV나 신문에서 ‘빠름빠름빠름∼♪’, ‘우린 누군가의 ○○○다’와 같은 광고문구(카피)를 보거나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표현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성공한 카피로 꼽힌다. 눈과 귀에 쏙 들어오는 인상적인 카피,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광고는 제품의 수익과 직결된다. 장기적으로는 소비자의 머릿속에 브랜드에 대한 ‘특별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중요한 역할도 한다.이런 기발한 카피를 쓰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카피라이터’다. 이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멋진 광고를 만들어낼까?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을까?

서울 강남구 도곡초교 4학년 김민채 양과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효자초교 3학년 이준하 군이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광고대행사 TBWA코리아를 찾아 카피라이터 김민철 씨(33·여)를 만났다. 》

15초 광고가 만들어지기까지

김 씨는 SK텔레콤의 ‘생각대로 해 그게 답이야’, 대림e편한세상(아파트 브랜드)의 ‘진심이 짓는다’ 등의 광고 기획에 참여한 잘나가는 카피라이터. 2005년 TBWA코리아에 입사해 올해로 9년째 광고계에 몸담고 있다.

TV에서 재미있는 광고영상 보기를 좋아한다는 이 군이 먼저 “광고는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나요”라고 물었다.

김 씨는 “15초짜리 광고영상이 만들어지기까지 두 달여간 많은 사람이 정성과 노력을 쏟는다”면서 “비용도 광고 한 편에 적게는 1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까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우선 광고주(광고를 하려는 기업이나 단체)가 여러 광고대행사에 ‘이 브랜드에 대한 광고를 만들어 달라’고 의뢰를 해요. 그러면 여러 명의 카피라이터와 아트디렉터(광고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 ‘어떻게 하면 멋진 광고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요. 여러 광고대행사에서 계획안을 가져오면 광고주는 그 내용을 꼼꼼히 살피고 그중 마음에 드는 한 곳을 선택해요. 선택받은 광고대행사는 광고주가 주는 비용으로 감독, 모델 등을 섭외해 구상한 내용대로 광고영상을 만들어요.”(김 씨)

그렇다. 광고 일은 피를 말리는 작업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는 노는 데서 나온다?

인상적인 카피를 쓰기 위해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필수. 김 양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잘 떠올리게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김 씨는 “특별한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길을 걷다가 떠오르기도 하고 책을 읽다가 갑자기 생각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대림e편한세상’ 광고카피를 맡았을 때 아파트, 건설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났어요. ‘집을 지을 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아파트가 좋은 아파트라고 생각하는지’를 묻기도 하고, 건설현장에 직접 가보기도 하면서 열심히 사전조사를 했지요. 이렇게 각자 조사한 내용을 다른 카피라이터들과 함께 회의를 하면서 생각을 발전시킨 끝에 ‘진심이 짓는다’라는 카피를 떠올리게 됐지요.”(김 씨)

이런 멋진 카피를 쓰기 위해서는 평소 책을 읽거나, 여행을 가는 등 머릿속을 새로운 생각으로 채우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그래서 카피라이터에게는 ‘노는 것도 일의 일부분’이란다.

“특별히 맡은 광고가 없을 때는 근무시간에 사무실에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있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어요. 겉으로는 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도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카피를 쓰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랍니다.”(김 씨)

김 씨는 카피라이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호기심을 가지라”고 당부하면서 “사물을 남과 다른 시선으로 관찰하면 나중에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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