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교육비 초등교 위주로 감소…중-고는 증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6일 1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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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특성화고 감소폭 커…1인당 月 23만6천원
수학, 사교육 참여율 높고 비용 총액 유일하게 늘어

국내 사교육비가 3년 연속 줄어들면서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20조 원을 밑돌았다. 2011년과 비교하면 초등학교에서의 사교육비는 상당히 줄어든 반면 중고교는 더 늘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은 초중고교 1065곳의 학생(3만4000명)과 학부모(4만4000명)를 대상으로 지난해 6, 10월 두 차례 실시한 '2012년 사교육비·의식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총 사교육비는 19조 원. 교과부가 사교육비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래 처음으로 20조 원 아래로 내려갔다. 매년 증가세를 보이던 사교육비는 2009년을 정점으로 점차 줄었다. 특히 지난해는 2011년(20조1000억 원)보다 1조1000억 원(5.4%) 줄어 감소폭이 컸다. 물가를 반영해 산정한 실질 사교육비는 17조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조 원 줄었다.

1인당 사교육비도 2011년 24만 원에서 지난해 23만6000원으로 4000원(1.7%) 줄었다. 1인당 실질 사교육비는 21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1만5000원(6.5%) 감소했다. 과목별로는 영어(6조5000억 원)와 수학(6조 원)에 쓰는 사교육비가 가장 많았다. 특히 대부분 과목의 사교육비가 줄었지만 수학만 2% 늘었다.

사교육비가 줄어든 데에는 초등학교의 사교육 감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사교육비는 △초등학교 21만9000원 △중학교 27만6000원 △고등학교 22만 4000원이었다. 2011년과 비교할 때 초등학교는 9.1%나 줄어든 반면에 중학교는 5.3%, 고교는 2.8% 증가했다.

경기침체의 영향이 크지만 젊은 학부모의 인식이 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초등생 자녀를 둔 30대 초중반 학부모는 이전 세대에 비해 부부의 노후 준비에 신경을 더 많이 쓰는 경향이 강하다.

초등학교 담임 경력 20년째인 A교사는 "전에는 거의 모든 학부모가 사교육에 신경을 썼지만 요즘은 부모 성향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면서 "자녀에게 학원비를 쏟아 붓는 대신 가족 여행이나 유기농 식단에 소비를 집중하는 학부모가 늘었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B씨는 "또래 학부모가 모이면 좋은 대학을 나와도 먹고 살기 팍팍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자녀를 무작정 학원에 보내기 보다는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도록 체험학습 기회를 주는 엄마가 많다"고 말했다.

사교육을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씩 바뀌었다.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를 물었을 때, 2009년 이전에는 선행학습이나 불안심리에 따른 사교육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학교수업 보충 목적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교과부 관계자는 "막연히 학원으로 몰려가는 대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교육을 취사선택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같다. 사교육 이유가 달라지는 시점과 사교육비가 감소하기 시작한 시점이 2009년 전후로 딱 맞물린다"고 분석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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