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의 역사… 올림픽-월드컵 성공개최 ‘관심 쑥’ 드라마-케이팝 열풍타고 ‘발길 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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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광산업은 국내 정세와 경제 여건, 유가 등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아 왔다. 1988년 ‘제24회 서울 올림픽’과 2002년 ‘제17회 한일 월드컵’ 등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유치하며 자생력을 키웠고 드라마와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덕분에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1964년 일본이 자국민에게 해외여행을 자유화하고 1965년 한일 국교가 정상화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늘기 시작했다. 1973년 유가가 폭등하고 이듬해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에 관련된 일본인 2명이 구속되면서 관광객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1975년 하반기 엔화 가치가 오르면서 다시 관광객이 늘었다. 정부가 경주보문관광단지, 제주중문관광단지 등을 개발한 것도 이 무렵이다. 1978년 외국인 관광객은 100만 명을 돌파했다.

1979년 2차 오일쇼크와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으로 이듬해 외국인 관광객은 6년 만에 감소했다. 그러나 1982년 야간통행금지가 전면 해제되면서 일본인들은 서울에서 주말관광을 즐기기 시작했다. 서울이 ‘늦게까지 잠들지 않는 도시’로 발전하게 된 것도 이때다.

1997년 말 찾아온 외환위기는 오히려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계기가 됐다. 원화 가치가 폭락(환율 급등)하자 정부는 ‘한국은 그랜드 바겐세일 중’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TV 광고에 직접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땐 백화점과 면세점, 테마파크, 공연장 등 200여 개 업체가 최고 70%에 이르는 할인행사를 했고 길거리에선 축제가 열렸다.

한류가 본격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2000년 ‘가을동화’, 2002년 ‘겨울연가’, 2004년 ‘대장금’ 등 한류 드라마가 홍콩, 일본, 대만 등의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이라크전쟁과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세계 관광시장이 주춤했지만 한국은 2004년 외국인 입국자 수가 22.4% 증가했다. 보아, 비, 동방신기 등이 주도한 케이팝 열풍은 현재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이어졌다.

2009년 이후 3년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매년 두 자릿수(11∼13%대)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가 2020년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최근 3년과 같은 성장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3000만 명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한국 관광#케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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