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韓中日 해조류 삼국지 “전남이 선봉”… 김-미역 해외수출 크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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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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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 새 종자 개발에 사활… 전남 신종 ‘청해’ 큰 호평

한중일 3국은 세계 해조류의 65%를 양식한다. 식품, 의약, 공업 분야 등에 쓰이는 가공용 해조류를 제외한 김, 미역 등 식용 해조류의 90% 이상을 생산한다. 이들 3국은 예부터 김을 먹는 전통이 있고 해양환경이 해조류 양식에 적합하다. 또 양식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그동안 조미 김 등은 동아시아 사람들이 즐겨 먹었으나 점차 서양인들도 해조류를 먹고 있다. 식용 해조류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한중일 3국의 삼국지가 본격화되고 있다.

○ 수출 효자 품목 ‘김’


올해 한국의 김 수출량이 2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삼, 김치를 제외하고 농수산물 분야에서 3번째 수출 효자품목이 된 셈이다. 김 등 식용 해조류 수출이 늘어난 것은 친환경 참살이(웰빙) 식품이라는 인식 변화가 한몫하고 있다.

세계 가공·식용 해조류 생산량 순위는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한국, 북한, 일본 순이다. 인도네시아, 필리핀은 가공용 해조류를, 한중일 3국은 식용 해조류를 주로 생산한다. 이들 3국의 김, 미역 등 해조류 생산량 순위는 중국, 한국, 일본 순이다. 하지만 기술력은 일본, 한국, 중국 순이다. 황일기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바이오연구센터 박사는 “한국은 미역, 일본은 김, 중국은 다시마에서 양식기술이 앞서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일본보다 해조류 종자 육종이나 전문가들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남지역은 국내에서 김, 미역, 다시마, 톳 등 각종 식용 해조류 생산에서 1위(90%)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세계 해조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해조류 양식기술 등에서 우위를 확보할 경우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미숙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식물품종관리센터 박사는 “한중일 3국에서 한국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 해조류 종자 전쟁

메이저 식품회사인 A사는 올해 김 신품종 2개를 출원해 국내 연안 10여 곳에서 시험양식을 하고 있다. 조미 김 시장에서는 업체마다 김 가공기술이 비슷하다. A사 관계자는 “다른 업체와 맛을 차별화할 수 있는 좋은 원료인 물김을 확보하기 위해 종자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들도 종자전쟁에 가세했다.

전남 해남군 어민 등 200가구는 지난해부터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해남지소에서 개발한 신품종 김인 해풍 1호를 양식하고 있다. 해풍 1호는 병해충에 강하고 일반 김보다 생산량도 많아 슈퍼 김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문근만 김생산자연합회 전남 해남군 지회장(53)은 “토종 김인 해풍 1호는 일반 김보다 수확량이 2배 정도 많다”고 자랑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종자를 개발해 전남 고흥 완도해역 등에서 시험 양식한 ‘청해’는 기존 미역보다 생산량이 1.5배 많고 때깔이 좋아 일본 바이어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식품품종관리센터에 신품종으로 출원된 해조류는 김 3종, 미역 3종이다. 조만간 국립수산과학원이 김 3종을 추가 출원할 계획이다. 출원된 신품종 종자들은 2014년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해조류 종자에 로열티를 내는 국제식물 신품종보호연맹(UPOV)이 시행되고 있다. 해조류 종자는 연간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로열티 지불의 문제가 아니라 해조류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열쇠로 대두되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한중일#해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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