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사제 ‘선비연수’ 받는다… 교사-학생-학부모 대상 따뜻한 학교만들기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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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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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육청 교육연수원 선비문화수련원과 체험 협약

퇴계 종손 이근필 옹(왼쪽에서 두 번째)이 이종수 대구교육연수원장에게 ‘사해춘택’이라고 쓰인 편액을 선물하고 있다. 왼쪽은 김종길 선비문화수련원장.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제공
퇴계 종손 이근필 옹(왼쪽에서 두 번째)이 이종수 대구교육연수원장에게 ‘사해춘택’이라고 쓰인 편액을 선물하고 있다. 왼쪽은 김종길 선비문화수련원장.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제공
“교육이 추구해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 중 하나가 따뜻하고 넉넉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종수 대구시교육청 교육연수원장은 16일 ‘사해춘택(四海春澤)’의 뜻을 이같이 풀이했다. 이 글은 최근 경북 안동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에서 열린 선비문화 체험연수 협약식에서 퇴계 이황의 16대 종손 이근필 옹(81·전 초등학교 교장)이 직접 써 선물한 것이다.

선비문화수련원과 교육연수원은 협약에 따라 대구지역 교원과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선비문화에 대한 다양한 연수를 해나갈 계획이다. 이 원장은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교사들의 축 처진 어깨를 종종 보면서 ‘어떻게 해야 스승과 제자의 정(情)을 되살릴까’를 많이 고민했다”며 “퇴계 선생의 삶과 선비정신을 교육 현장에 접목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수련원에서 100m가량 떨어진 퇴계종택에 사는 이 옹은 대구교육연수원에서 찾아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글씨를 준비했다. 그는 종택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敬(경)’이라는 글씨를 즐겨 써 준다. ‘공경하는 마음’은 퇴계 사상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 옹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씨가 선비정신”이라며 “이런 심성이 개인과 사회의 중심이 되도록 학교에서도 많이 애써 달라”고 당부했다.

선비문화수련원은 퇴계 탄생 500주년 이듬해인 2002년 7월부터 선비문화 연수를 시작했다. 이 연수가 전국적인 호응을 받아 지난해 4월 이곳에 수련원을 신축했다. 퇴계가 걸어서 40분가량 떨어진 도산서당으로 걸어 다니던 길목이다. 퇴계의 정신적 고향으로 불리는 청량산도 보인다.

지금까지 10년 동안 5만5000여 명이 연수를 받았으며, 올해도 1만2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공무원 연수가 많았으나 몇년 전부터 기업체 직원, 청소년, 주부 등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수련원장은 퇴계의 수제자 학봉 김성일(1538∼1593)의 15대 종손 김종길 씨(72)가 맡고 있다. 김 원장은 “사회가 복잡해지고 그에 따른 문제들이 불거질수록 삶의 근본을 생각하는 분위기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대구시교육청#선비문화수련원#교육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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